[베이징=박영서 특파원]내년 3월로 예정된 홍콩 제4대 행정장관 선거를 앞두고 헨리 탕(唐英年·탕잉옌·59) 전 홍콩특구 정무사장(총리)과 렁춘잉(梁振英·57) 전 행정회의 소집인이 공식출마를 선언, 선거 레이스의 막이 본격적으로 올랐다.
28일 홍콩 원후이바오(文匯報)에 따르면 렁춘잉 전 행정회의 소집인은 27일 오전 300여명의 지지자들이 모인 가운데 “홍콩이 필요한 것은 대변혁이 아니라 온건한 개혁”이라며 “700만 홍콩시민을 위해 책임감을 가지고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반드시 사회각층이 경제발전 성과를 같이 향유해야한다”면서 이렇게 강조했다.
이에앞서 헨리 탕도 지난 26일 출마를 공식선언한 데 이어 27일에는 홍콩 신계(新界)지역의 사틴(沙田)공원과 부근 시장을 방문하는 등 선거유세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그는 지역주민들이 폭등하는 주택임대료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요청하자 “자신도 소시민”이라며 “적극적으로 해결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홍콩의 한 인터넷 여론조사업체가 이달 22일부터 26일까지 5743명의 네티즌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터넷 조사에 따르면 헨리 탕은 41%, 링춘잉은 39%의 지지율로 박빙을 보이고 있다.
헨리 탕은 당초 유력한 선두주자로 꼽혔으나 지난 9월말 자신이 혼외정사를 범한 적이 있다고 기자회견을 통해 시인하면서 지지율이 떨어졌다가 최근에 회복한 것으로 분석된다.
헨리 탕은 미국 미시간대학을 졸업한 후 가업인 섬유회사를 경영하다 1991년 입법회 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뒤 2003년 홍콩 재정사장, 2007년부터 정무사장으로 재임해왔다.
그의 행보는 1995년 홍콩 재정사장, 2001년 정무사장, 2005년부터 지금까지 행정장관으로 활동하고 있는 도널드 창과 흡사하다.
링춘잉은 영국 브리스톨대학에서 건축측량과 부동산관리를 공부한 후 측량업계에서 일하다가 97년 행정회의 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했고 99년부터 홍콩정부의 자문기구인 행정회의 소집인을 맡아왔다.
올해로 주권반환 14년을 맞은 홍콩은 그동안 아시아를 대표하는 금융중심지로서 위상을 탄탄하게 구축했고 중국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경제발전도 이뤘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치솟는 물가와 자산버블, 심화되는 빈부격차로 몸살을 앓고 있다. 여기에 중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해 나갈 지, 정치적 민주주의를 어떤 수준까지 발전시킬 지를 놓고 내부갈등도 심상치않는 상황이다.
이에따라 이번 선거는 어느 때보다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조셉 청 홍콩 시티대학 교수는 “두 사람 모두 친중파이고 이슈도 많아 이번 선거는 처음으로 실질적인 선거가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홍콩의 행정장관은 홍콩 정부 정책의 최고 결정자로 지난 2007년 이후 경선제로 선거를 치르고 있다. 각계 대표 1200명이 참여하는 선거위원회를 통해 행정장관을 선출한다. 5년이 임기로 1회 연임이 가능하다.
선거위원회 위원 대다수는 친중국 성향의 사업가와 전문직 종사자들이 차지하고 있어 중국 측 의중이 결정적인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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