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몸은 해외 순방지인 러시아와 프랑스에 머물고 있지만 마음은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이 논의되는 여의도 국회에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2일 한미 FTA 비준의 절박함을 이렇게 표현했다.
FTA는 이명박 정부의 경제철학 기조인 MB노믹스의 ‘대표상품’이라는 상징성외에 우리 경제의 성장 기반을 유지하기 위한 기본 토양이라는 게 이 대통령의 기본 인식이다.
또 측근 비리 의혹과 사저 논란의 후유증으로 국방 개혁 등 정부의 중점 추진법안들의 발목이 잡힌 상황에서 FTA 비준마저 차일피일 미뤄질 경우 ‘일하는 정부’로서의 국정 마무리 구상에 심대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위기의식도 자리잡고 있다.
이 때문에 청와대는 대(對) 국회 전략의 기본 방침을 당초 정부 중점 추진법안의 일괄 처리에서 FTA 비준안 처리로 방향을 선회했다. 이른 바 ‘선택과 집중’을 통해 ‘불임 법안’이라는 최악의 상황만은 모면하겠다는 취지다.
청와대 관계자는 “어떻게 보면 국방개혁이 FTA보다 더 중요한 사안일 수도 있지만 현실의 벽이 만만치 않다” 면서 “우선 처리 가능한 부분에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수순”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청와대는 대통령의 해외 순방때마다 빠짐없이 수행해온 외교부 장관을 국내에 잔류시킬 정도로 FTA 비준안 처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미 FTA 처리는 국가적으로 매우 중대한 사안”이라며 “주무장관으로서 외통위 논의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대통령 수행 일정을 조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국회 내부의 시큰둥한 반응에도 불구하고 최근 295명 현역의원 전원에서 FTA 협조 서한을 보낸 것도 이런 노력의 일환이다.
청와대가 애초 염두에 둔 FTA 비준안 처리 D-데이는 10월 하순, 늦어도 11월 3일.
더 이상 시기를 미룰 경우 내년 초 FTA 즉각 발효에 어려움이 따른다는 현실적 판단도 있고, 이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참석하는 프랑스 칸 G20 정상회의 개최 시기가 때마침 3일이란 점도 고려 대상이었다.
청와대 핵심 참모는 “3일이다, 10일이다 말들이 많은데 비준안 처리는 시간이 빠를수록 좋은 게 아니겠냐” 면서 “야당의 우려와 주장에도 불구하고 여론이 우리 측에 불리한 것만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여권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한미 FTA 비준안이 처리된다고 해서 청와대가 국정 주도권을 회복한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FTA 처리 지연은 국정 장악력의 마지막 저지선마저 무너뜨릴 수 있는 만큼 비준안 처리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양춘병 기자@madamr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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