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6회> 열망을 품은 도전 9

“서로의 알몸을 존중하면서… 골프를 친다고요?”

“그럼요, 간혹 아름다운 여인들과 라운드 하는 남자의 경우… 아무리 알몸을 존중하려고 해도 남우세스러운 일이 벌어질 수… 있기도…”

“에그 망측해, 그만! 그만 하세요.”

“6홀까지밖에 없다는 게 흠이긴 하지만, 뭐 어떻습니까? 꼭 18홀을 다 돌란 법은 없잖아요? 하긴 세 바퀴를 돌아도 되지만.”

“골프를 취미로 삼는 자연주의자가 되어보잔 말씀이군요?”

역시! 강준호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옷을 홀랑 벗고 골프를 칠 수 있다는 말 한 마디에 신희영의 태도가 갑자기 달라졌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침을 꼴깍 삼키며 강준호에게 바짝 다가앉았다. 이를 테면 어서 누드 골프장에 대한 이야기 보따리를 자세히 풀어내라는 압박과 다름없었다.

“하지만 골프장 어디에서든 섹스를 연상시키는 행위는 엄격히 금지됩니다. 섹스는 말할 것도 없고요. 그러면 당장 추방되지요. 대신에 옷만 벗으면 싱글이든 백돌이든 언제나 환영받는 곳입니다.”

“부끄러워서 어떻게 골프를 쳐요?”

“그러니까 부끄러워하지 말라는 거지요. 뭐가 부끄럽습니까? 자연 속에서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것뿐인데.”

“신선이 되자는 것이로군요.”

“그렇다마다요. 깨끗한 신선이 되는 거지요. 모든 방문객이 그 코스에 들어가기 전에는 반드시 샤워 먼저 하고 들어가야 되거든요?”

“어머나, 멋져! 정말 멋진 곳인가 봐요. 그런데…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면 벌거벗은 채로 골프를 치다가 욕정이 생겨날 수도 있지 않겠어요? 그럴 땐 어쩌지요?”

“모르긴 해도 라제니 골프장이 6홀까지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그 점을 배려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 누구라도 6홀 이상을 참고 버티기란 힘들 테니까요. 바로 옆에 숙소가 있으니 안심해도 돼요. 드넓은 누드비치도 있고, 테니스, 수영, 요가도 할 수 있도록 꾸며져 있는데 숙소인들 없겠습니까?”

“아! 파라다이스가 따로 없군요… 그런데 한솜이는 어쩌지요? 이제 갓 성인식을 치른 아이와 홀랑 벗고 골프를 칠 수는 없잖아요? 한승우 실장도 문제고요. 가뜩이나 혈기 왕성한 젊은이가 그만 실수해서… 몸의 일부분에 변형이 오면… 어쩌지요? 그것도 국제적인 망신감 아닐까요?”

역시 신희영은 단무지였다. 단순, 무식한 사람. 그 단무지다운 심성으로 누드 골프장의 광경을 떠올리자니 그녀는 문득 조바심이 일 정도였다. 어느 새 그녀는 아들 유호성의 랠리 참가 따위는 아랑곳도 하지 않는 조급한 자연주의자가 되어버렸다는 말이다.

“따님 한솜이와 한승우 실장은 발랑스로 먼저 보내버리면 되지요. 먼저 그리로 가서 아드님의 경주 출발 모습을 보라고 하면 좋지 않을까요?”

“정말 강 프로님은 기획의 천재예요. 그렇게 하면 아무 문제도 없겠어요. 우리가 누드로 골프를 쳤다는 사실도 자연스럽게 비밀에 붙여지겠군요. 우리 어서 그리로 가요. 어디라고요? 보르도 시라고 했나? 거기 와인 포도생산지 아니에요?”

옳다, 모든 일이 순조롭게 풀려 가는구나… 강준호는 그녀를 얼싸안고 춤이라도 추고 싶은 심정이었다. 아무렴 그래야지. 유호성은 유호성의 길을 가고,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가는 것이 순리 아니겠는가. 서로 날이 선 사람들끼리 함께 어울려 봐야 좋을 일이 있을까?

“그럼 오늘 당장 한솜이와 한승우 실장을 발랑스로 보내세요. 조 차장을 그리로 딸려 보냅시다. 우린 짐을 꾸려서 내일쯤 떠나기로 하지요. 강유리 양과 매니저 백광돌 씨는 우리와 함께 누드 골프를 치고… 뒤치다꺼리는 어벙한 천 부장에게 맡기면 되겠어요. 어때요? 파라다이스를 향해 가는 기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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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e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