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개최될 유럽연합(EU) 정상회담을 앞두고 훈풍이 돌던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에 독일 등이 제시한 비관론이 찬물을 끼얹었다.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증액안 통과에 이어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EU정상회담에서 구체적인 대안이 나올 것이란 기대감으로 최근 흐름은 유로존 위기가 해법을 찾아가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EU정상회담을 앞두고 다시 비관론이 쏟아지면서 유로존 위기가 혼미 상태에 빠지는 분위기다.

▶유로존 위기 대응 한계에 도달=유럽중앙은행(ECB)의 위르겐 스타크 이사는 “ECB가 유로존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한계에 도달했다”고 17일(이하 현지시간) 지적했다.

스타크의 경고는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서 완전한 위기해법이 나올 것으로 말라”고 잇따라 제동을 건 것과 때를 같이 한다.

스타크는 이날 유럽의회 위원회에 출석해 “ECB에 더 많은 것을 요구하는 것은 독립성에 대한 도전”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러나 그는 채무위기 해결책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만약 그리스가 유로권에서 이탈하면 가늠하기 힘든 엄청난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스타크는 재정위기 재발 방지를 위해 유로존 재정을 관장할 ‘유로 재무부’가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EU가 진정한 경제동맹 또는 정치동맹이 돼야할 것”이라면서 “단일 유로채권 도입도 이런 식으로 역내 결속이 강화돼야만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8년 임기를 끝으로 이달말 퇴진하는 장 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도 지난주 “ECB가 유로 위기를 진정시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리스 디폴트시 리먼 사태=월가의 대표적 비관론자인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도 이날 헬싱키에서 열린 세미나에 참석해 “그리스가 통제없이 디폴트(채무 불이행)하거나 유로권에서 이탈할 경우 리먼 브라더스 사태에 버금가는 충격이 가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루비니는 “유로존 위기 해결이 아직 성공하지 못한 것은 더블딥(이중 침체) 위험이 50% 이상으로 늘어났음을 의미한다”면서 “유로존 문제가 만성적이기 때문에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유럽재정안정기구(EFSF) 가용 재원이 4400억유로로 늘어나기는 했으나 여전히 부족하다면서 4배 이상으로 더 증액돼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반면 호세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장은 “유로존이 유례없이 중대한 위기에 처해있다면서 EU 정상들이 단호하고 단합된 조치를 취해야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한편 ECB 집행이사인 크리스티앙 노이어 프랑스 중앙은행장은 17일 파리에서 열린 국부펀드 총회에서 국부펀드들이 프랑스 은행 자본 확충에 동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총회에 참석한 중국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의 진리췬 감독이사회의장은 유로존이 확실한 채무위기 해결책을 마련하고 복지 개혁 등을 먼저 이뤄야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