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7회> 인정사정 볼 것 없다 32

“그래요. 온몸의 신경이 지금처럼 팔팔하게 살아서 움직여야만 해요.”

실신해서 혼잣말을 지껄이는 것만 같았다. 백광돌이 유리의 스커트 밑자락을 조심스럽게 들춰낸 후 손가락을 맨살에 가져다 댄 직후였다.

“향기가 나는군.”

배꼽 아래, 단전 부위에 손가락이 닿자 유리는 입술을 지그시 깨물더니 턱을 하늘 위로 곧추세웠다. 그리고는 더 이상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아마도 두 눈마저 질끈 감겨진 모양이었다. 백광돌은 유리의 허리를 바싹 당겨 안았다. 치골이 맞닿고, 아랫도리가 뜨거워지는가 싶더니 이번엔 갈비뼈가 서로 톱니처럼 마주 닿는 느낌이 들었다. 갈비뼈가 서로 맞닿는 동안에도 그의 손은 미끄러지듯이 허리 아래로 돌아내려가 팬티 고무줄 틈을 파고들기 시작했다.

“엄마!”

엄마를 부르다니…. 하긴 나이가 많고 적음을 떠나 진정 처음으로 겪게 되는 엄청난 일 앞에서는 엄마를 찾게 되는 모양이었다. 혹은 하느님 아버지를 찾게 되든지. 어쨌든 그녀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그녀는 만세 부르듯이 하늘로 올려 깍지 끼고 있던 두 팔을 뻗어내려 그의 목을 끌어안았다. 이젠 서로의 가슴이 빈틈없이 밀착되는가 싶더니 어느새 그녀의 입술 틈으로 발갛게 달구어진 주홍빛 혀가 밀려나왔다.

“사랑하는 거지요? 이런 것이….”

그녀는 허겁지겁 이렇게 말하고 나서 그의 입술을 찾아 선홍빛 혀를 밀어넣었다. 혀가 들어가는 순간 매끈했으나 곧 뜨거운 감각이 느껴졌다. 이럴 때 선수라면 혀를 활발히 움직이는 프렌치키스를 감행하겠지. 그러나 유리는 아직 서툴렀다. 그녀는 그저 있는 힘을 다해서 그의 혀를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어, 어!”

혀뿌리가 아팠으므로 그는 이렇게 외마디 소리를 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눈을 뜨니… 혀가 아파 내지른 신음 소리보다 더 큰 신음이 새어나올 수밖에 없는 절경이 눈앞에 보이지 않겠는가. 물론 가자미처럼 눈을 아래로 내리뜬 채로 보는 것이지만… 둘둘 말아 올린 티셔츠 밑으로 드러난 젖가슴은 풍만했다. 어느새 그의 허리에 감아 올린 그녀의 희고 매끈한 다리는 더욱 일품이었다. 바르르 떨리는 허벅지 살이 살아 움직이는 생선처럼 보이다가도 눈을 옮기면 날렵한 종아리 아래로 드러난 가느다란 발목이 당장에라도 날아오르려는 새의 목덜미와도 같았다.

하지만 유리는 무아지경! 그가 눈을 동그랗게 뜬 채로 넋을 잃어가는 동안에도 더욱 힘차게 그의 혀를 빨아들이는 중이었다. 아! 그 모습이 어쩌면 그리도 매혹적일까.

“어어, 으으!”

그는 거의 강제로 그녀의 입에서 혀를 뽑아냈다. 그러자 그녀는 더욱 완강하게 그의 목에 매달리기 시작했다. 그녀의 핑크돌기가 단단하게 수축하는 것으로 보아 그녀는 점점 가파르게 절정을 향해 치닫는 모양이었다.

“천천히, 유리야. 천천히….”

그는 조심스레 유리를 품에 안았다. 이제 그도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이제부터 뜨겁고 진한 애무를 시작해야 할 판이었다. 그러지 않고는 뜨거운 몸을 가눌 수 없어서 지레 죽을 판이었다.

그러나 이토록 안타까운 일이 생길 줄이야. 마침 그 순간, 해변 백사장에서 니 브레이크에 관한 강의를 끝낸 강준호와 신희영이 숙소를 향해 서서히 다가오는 중이었다. 그들은 나른해진 몸을 서로 부축한 채 느릿느릿 걷고 있었다.

“참 요즘 젊은이들은 자유로워서 좋겠어요. 야밤에 벌거벗고 백사장을 누비질 않나… 모래밭에 엉덩이 자국이나 찍고 다니질 않나… 그런 걸 보면 강유리 프로라든지, 우리 한솜이는 참 얌전해요. 그렇죠?”

신희영은 흐뭇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하며 숙소를 향해 걸어오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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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e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