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6회> 인정사정 볼 것 없다 31
유리는 분명히 기억하고 있었다. 베트남 내해에 머물던 크루즈 선에서의 사랑을… 내기골프를 코앞에 두고 근육에 팽팽한 긴장을 주면서 날카로운 감각을 되살릴 특단의 조치이긴 했지만, 그건 분명히 사랑의 감정이 개입된 사건이었다.
“유리야, 가슴 끝이 예민해진 걸 느끼겠니? 이제 팔팔하게 살아있는 그 감각을 온몸으로 퍼뜨려야만 해.”
둘이 선실로 숨어들어갔던 그날, 백광돌은 이렇게 말하지 않았던가. 선실로 들어가 문을 닫아 건 그는 유리의 열 손가락을 깍지 껴서 하늘로 향하도록 했었다. 팔을 쭉 뻗어서 양쪽 귀에 붙이고 허리를 활처럼 뒤로 휘어 기지개 켜는 자세를 취하도록 했었지. 그리고는 유리의 티셔츠 자락을 둘둘 말아 올리지 않았던가.
“눈 감을 게요. 그날처럼… 뜨거운 불덩이를 연상할래요. 내 몸을 인두로 지지는 것처럼 말에요.”
유리는 다시 한 번 그날의 행동을 복제하려 했다. 하긴 사기극의 일환으로 골프를 치는 것으로는 전혀 실력향상을 기대할 수 없었다. 뿐만 아니라 팔팔하게 살아 있어야만 할 감각마저도 늘어진 해삼처럼 흐물흐물해지는 느낌이었다. 차라리 연애를 하자. 그래야 정신은 물론 온몸의 감각이 되살아나지 않겠는가?
“이걸 어쩌지….”
“망설이지 말아요. 처음도 아닌데….”
유리는 다그쳤고, 백광돌은 망설였다. 물론 가시적으로 보자면 전후가 뒤바뀐 양상이었다. 대부분의 경우 사내 녀석들이 집요하게 요구하고, 여자들은… 속내야 어찌되었건 간에 앙탈을 부리는 것이 다반사 아닐까? 그러나 사내들이여, 속지 마시라. 대부분 새침 떨고 앙탈 부리는 여자들일수록 선수인 경우가 많다. 오히려 경험 없는 여자들은 남자의 손길이 닿기만 해도 그만 정신 줄을 놓아버리기 때문에 얼핏 남자를 순순히 받아들이려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사실 강유리야말로 상열지사 측면에서는 순수한 초보자였다. 여태까지 다른 남자와는 손목 한 번 제대로 잡아보지 않았으므로. 그러나 어떤 과일이라도 익으면 저절로 나뭇가지에서 떨어지는 법, 아무리 순수한 마음을 지녔어도 이미 그녀의 몸은 사랑을 갈구하기에 너무도 충분한 상태였다.
“유리야, 더 이상은 못하겠어.”
“오빠!”
결국 유리는 제 스스로 티셔츠 자락을 둘둘 말아 올렸다. 그러고 나서 다시 두 팔을 하늘로 들어 올리니… 활처럼 휘어진 몸 위에 젖가슴이 원추형으로 도드라져 드러나고야 말았다. 복숭아꽃이 이런 색일까? 알맞게 돋아난 핑크색 돌기는 입으로 물고 희롱하기에 딱 좋을 만 했다.
“으으음~.”
신음소리를 내뱉은 사람은 백광돌이었다. 차라리 보지 말 것을, 두 눈 딱 뜨고 그녀의 원추형 젖가슴과 그 위에 돋아난 핑크색 돌기를 보았으니 더 이상 참으려고 해야 참을 수도 없었다. 그래, 죽을 때 죽더라도…. 그는 이미 단단하게 머리를 쳐든 핑크색 돌기를 와락 입 속에 밀어 넣었다.
뜨끈한 감각과 함께 유리의 몸이 파르르 떨려왔다. 실로 오랜만에 느끼는 전율이었다. 그의 입술을, 혀끝을 느끼면서부터 어린아이에게 젖을 물리는 기분이 들기도 하다가, 불현듯 불에 달군 인두로 고문을 당하는 느낌에 빠져들고야 말았다.
“유리야, 미안하다.”
백광돌이 속삭였다. 뭐가 미안할까? 사랑이란 서로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않는 것. 그녀는 온전히 느껴보고 싶을 뿐이었다. 그의 입술이 귓가에 머물자 젖꼭지에 시원한 바람이 일기 시작했다. 하지만 귓가에 끈끈하게 달라붙는 숨결 때문에 몸은 더욱 뜨겁게 달아올랐다. 그의 손이 스커트 밑자락에 닿자, 웬걸… 이제 막 수술을 끝낸 환자처럼 신열이 오르면서 젖가슴의 핑크돌기가 단단하게 조여지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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