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유증기업 150여건 분석
일반공모 증자 자금난 반증
선팩테크·엠텍비젼 등 추락
법인·기관등 3자배정 경우
기업가치 향상 주가 ‘씽씽’
에코프로·파워로직스 눈길
코스닥 증자 봇물이다. 2일까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을 보면 올 초 이후 이뤄진 코스닥 기업 유증은 모두 150여건에 달한다. 증자는 일반적으로 주가 부담요인이지만, 일반공모 증자 기업들의 주가가 유독 부진하다. 반면 3자배정 증자의 경우 비교적 양호한 흐름을 보여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근 코스닥 일반공모 증자 기업들의 공통점은 한계기업 상황에 빠져 부채에 대한 이자 지급을 위한다거나 직원들 월급을 주기 위해 유증을 시도한다는 데 있다. 명목상으로는 ‘운영자금 확보’라 하지만, 그 실체를 들여다보면 당장 회사를 돌릴 수 있는 자금이 없는데, 빌릴 곳은 없고, 회사채를 발행할 수도 없다보니 기존 주주들에게 손을 벌리는 꼴이다.
가장 최근 증자를 실시하겠다고 한 선팩테크는 현재 관리종목에 빠져 거래가 정지됐고, 상장폐지 사유까지 발생했다. 투자환기 종목인 디웍스글로벌 역시 증자에 나섰다. 엠텍비젼은 150억원 규모의 유증을 하겠다고 하자 투자자들이 주식을 시장에 던져, 주가가 급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때 발광다이오드(LED)의 관심주로 부상하기도 했던 에피밸리는 경영상태가 악화되면서 최근 ‘감자+유증’을 통한 자구노력이 한창이다. 관리종목인 더체인지 역시 증자를 실시했다.
이에 반해 제3자 배정 유증은 일반주주 유증에 비해 상황이 훨씬 낫다. 최대주주가 기업 경영에 대한 책임을 높이기 위해 직접 유증에 참여하거나 기업가치에 대한 확신이 있는 투자자들이 일정 주식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3자 배정 방식으로 유증에 참여하기도 한다. 증자는 물량부담이지만, 향후 기업가치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신(新)사업에 투자를 하거나 생산 능력을 높이기 위한 자본조달일 경우 되레 주가에 약이 되는 경우도 많다.
최근 제3자 배정 유상증자의 경우다. 하나마이크론, 에코프로, 파워로직스, 크리스탈지노믹스 등은 공개된 자본 시장에서 기존 주주로부터 자본을 조달하는 게 아니라, 기업이 유리한 조건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개인, 법인, 기관 등의 투자자로부터 자본을 유치했다. 성장을 위한 종잣돈을 모은 만큼 이들 투자자가 단기간에 차익실현에 나서며 물량 부담을 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다만, 일부 제3자 배정증자의 경우 최대주주 변경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경우가 있으며, 3자 배정 증자 후 주주 간 이견으로 인해 조기에 자본을 회수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제3자 배정의 배경에는 기존 주주들의 자금력이 충분하지 못하거나, 기존 주주들의 투자 의지가 낮다는 게 깔려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3자 배정증자가 모두 긍정적인 것은 아니다. 또 신주인수권부사채(BW)나 전환사채(CB)를 통한 증자는 채무상환에 따른 재무적 부담까지 존재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허연회 기자 @dreamafarmer> / okidoki@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