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SK VIEW 현장소장 이종헌 부장

위기는 기회다. 이미 식상한 명제이지만 사회 전반적인 현상에 이렇게 잘 맞아떨어지는 말도 드물다. SK건설마케팅팀 이종헌 부장의 ‘주거문화론’도 여기에 기초를 두고 있다.

이 부장은 “IMF 금융위기 때나 분양가상한제 도입 등 건설사 입장에서 위기라고 여겨질 때마다 주거문화는 한 단계씩 변화를 거듭해왔다”며 “그건 소비자들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가는 아파트를 짓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모든 아파트를 천편일률적인 평면에 불친절한 디자인으로 내놓던 과거에서 벗어나 건설사들이 소비자들의 다양한 니즈(needs)를 만족시키려 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SK건설이 지난해 분양한 수원 SK VIEW 현장에 처음 도입한 ‘+α’ 개념도 그런 노력 가운데 하나다. 발코니의 효율적 활용이나 가변 벽체로 공간을 나누거나 넓히던 수준에서 벗어나, 입주자가 직접 자신의 생활 패턴에 맞게 연출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는 개념이다. 와이드TV가 처음 나왔던 때 ‘숨어 있던 1인치’를 찾았다고 광고했던 것처럼, 기존 아파트에서 무시됐던 활용도 낮은 공간들을 한데 그러모아 보다 널찍하게 만든 것이다.

현장소장으로서 ‘+α’ 전도사 역할을 해왔던 이 부장은 “지금은 많은 건설사가 설계 및 시공 단계에서부터 소비자들을 참여토록 하기 때문에 특별하게 보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철저하게 ‘살아남기 전략’에서 출발한 만큼 최대한 소비자들의 편의를 고려했다”고 밝혔다.

그는 “사실 고층 아파트가 즐비한데 기존의 틀을 뒤엎을 만한 새로운 공법과 같은 특이 사항은 없었다”며 “다만 해당 현장의 규모나 건폐율, 용적률 등등 많은 조건이 맞아떨어지면서 새로운 평면을 시도할 여건이 확보됐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타워형 건물에 3호(戶) 조합형의 평면을 마련한 동시에, 긴 직사각형의 평면형을 내면서 건설사 입장에선 비용 부담이 늘었지만 소비자에겐 더할 나위 없이 쾌적한 공간을 제공할 수 있었다.

공간 활용 아이디어를 찾는 콘테스트엔 일반인들과 디자인을 전공하는 대학생 등 소비자들의 의견이 쇄도했다. 자녀 공부방이나 놀이방, 서재, 휴게실, 내부 정원 등의 아이디어는 향후 입주자들에게 예시안으로 제공될 예정이다.

현장을 찾은 설계사나 타 시공사 관계자들이 입을 떡 벌리며 “어떻게 이런 평면이 나올 수 있느냐”고 의아해하면서도, 이내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에 뿌듯함도 느꼈다. 그는 “화장실 수납장 등 사소한 디자인 아이디어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조금이나마 자투리 공간을 활용하려던 노력은 곧 다른 건설사에도 반향을 불러일으켰다”며 “최근의 부동산 경기 침체 상황은 또 다른 ‘+α’를 찾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건설업계의 분발을 주문했다.

백웅기 기자/kgungi@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