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더블딥 우려 커지고
“伊·스페인도 재정위기 조짐
“ECB 등 각국 중앙은행
“기준금리동결·국채매입 등
“적극적 시장 방어 불구
“효과 없다”비관론 확산
유럽중앙은행(ECB)이 경기를 되살리기 위해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국채를 매입하는 등 적극적인 시장방어에 나섰다. 그러나 이 같은 움직임에도 금융시장의 반응은 냉담해 실질적인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비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5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ECB는 재정위기에 처한 유로존(유로화 사용국) 국가의 국채 매입을 재개했다.
장 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는 4일(현지시간) 금융통화정책회의를 마치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난 3월 이후 중단한 국채 매입 재개를 시사했다. 일부 시장 참가자는 ECB가 이날 포르투갈과 아일랜드 국채를 매입했다고 전했다.
이어 트리셰 총재는 내년 1월까지 역내 은행에 필요한 자금을 무제한 공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일부 금융시장에서 최근 새로 불거진 긴장을 고려해 은행에 공급한 자금의 만기를 6개월로 연장하는 조치(LTRO)를 가동키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달 유럽 91개 은행에 대한 재무건전성 평가(스트레스 테스트) 결과가 공개돼 은행별 국채 보유규모가 파악된데다 재정위기 우려가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으로 번지면서 일부 은행이 유동성 문제에 봉착할 수 있다는 우려를 누그러뜨리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ECB는 정례 금융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1.50%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금리 동결은 시장의 예상에 부합하는 것이다.
ECB는 올 들어 지난 4월과 7월 각각 0.25% 기준금리를 인상했으며, 올해 한두 차례 더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최근 경기둔화 조짐으로 인상 시기를 늦춘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 더블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유로존의 재정위기가 번질 조짐을 보이는 등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기 때문.
트리셰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 통화정책을 조절 가능하도록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각국 중앙은행의 적극적인 개입에도 시장의 불안감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5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유럽과 일본, 스위스 등 각국 중앙은행이 통화방어와 경기부양을 위해 고육지책을 쓰고 있지만, 저금리 기조에서 동원할 수 있는 수단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FT는 ECB의 기준금리 동결과 유동성 공급, 일본은행의 엔고 저지, 스위스 중앙은행의 제로금리 정책 등을 상기시키면서 중앙은행의 개입이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연방준비제도에서 퇴직한 후 야르데니리서치를 만든 에드 야르데니는 “중앙은행이 시장에 대한 신뢰를 상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중앙은행이 경기촉진을 위해 동원할 수 있는 옵션이 부족하다’는 제목의 분석기사에서 “주요국 중앙은행이 대부분 ‘제로금리’인 상황에서 더이상 뾰족한 수단이 없다는 점이 문제”라고 분석했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