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상 피하지 않겠다”

tvN등 케이블채널 자신감

교양·다큐 전진배치 승부수

지상파 9시대 뉴스·드라마

시청률 저조 8시로 잇단 철수

‘경쟁력’ 위주 프로그램 재편

밤 9시를 둘러싼 신ㆍ구 미디어 열전이 뜨겁다.

시청자들의 생활 패턴 변화에 따라 기존의 오후 7~9시였던 황금시간대가 밤 9~11시대로 이동하면서 밤 9시는 시청률과 광고수익을 위한 관문으로 자리 잡았다. 이 시간대를 향한 신ㆍ구 미디어의 시각차는 9시 안방극장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CJ E&M 산하의 종합오락채널 tvN은 4월 13일부터 16부작 드라마 ‘매니’를 수ㆍ목요일 밤 9시대에 전격 편성했다. 그동안 금요일 밤 11시대에 방송돼온 케이블 자체 제작 드라마가 평일 주중으로 시간대를 옮긴 것은 이번이 처음. 그동안 ‘피플 인사이드’ ‘끝장토론’ ‘월드스페셜 LOVE’ 등 교양 프로그램을 선보인 tvN은 18일부터 본격 다큐멘터리 ‘tvN 스페셜’도 금요일 밤 9시에 방영한다.

tvN의 주요 프로그램 9시대 편성은 ‘지상파를 피해가지 않겠다’는 일종의 정공법으로 해석되고 있다. tvN 편성담당 강기훈 씨는 “그동안 대부분의 케이블 채널들이 지상파 프라임타임을 피해 밤 11시와 12시대에 주요 프로그램을 편성해왔다. 그러나 tvN은 그동안 길러온 영향력을 바탕으로 프라임타임을 두껍게 확장할 필요가 있어 그 첫 단추로 9시 드라마를 편성했다”고 설명했다. 일단 수ㆍ목요일 9시에 드라마를 앉힌 tvN은 조만간 이 시간대에 월화드라마도 배치할 계획이다.

‘슈퍼스타K’ 전까지만 해도 지상파 킬러콘텐츠가 없는 금요일 밤 11시대가 일종의 ‘블루오션’이었지만, 최근 대작 미드와 예능이 대거 편성되면서 ‘레드오션’으로 변했다는 것이 케이블방송 업계의 공론. 반면 평일 밤 9시대는 뉴스를 보지 않는 시청자들이 케이블 채널로 대거 유입, 케이블 시청률이 급상승하는 시간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지상파 TV들은 수지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9시대에서 철수하고 있다. SBS는 지난 18일 종영한 ‘파라다이스’를 끝으로 1년6개월간 이어온 월화 9시 드라마를 폐지했다. 당초 2009년 MBC ‘선덕여왕’과의 맞대결을 피하기 위해 9시 드라마를 신설했지만 ‘커피하우스’ ‘나는 전설이다’ ‘파라다이스 목장’ 등이 잇달아 흥행에 실패하면서 시장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 SBS는 대신 월요일에는 ‘재미있는 퀴즈클럽’, 화요일 ‘뉴스추적’의 후신인 뉴스 매거진 프로그램 ‘기자가 만난 세상 현장21’을 방영키로 했다.

MBC도 지난해 ‘주말 뉴스데스크’를 종전의 9시에서 8시대로 옮기는 파격 편성을 단행한 바 있다. 이진숙 MBC 홍보국장은 “자체적으로 수차례 시뮬레이션 분석 결과 주말 ‘뉴스데스크’를 저녁 8시대로 옮기는 것이 더 낫다는 결론을 내렸으며, 시행 후에도 뉴스 시간대 이동이 성공적이었다고 자체 평가하고 있다”면서 “일부 의견일 뿐이지만 평일 9시 뉴스데스크도 8시대로 이동하는 것이 낫지 않겠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김윤희 기자/worm@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