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과 달리 유급 보좌관을 둘 수 없는 서울시의회가 혈세를 써서 편법으로 ‘시의원 보좌관’ 채용을 강행하고 있는데도 서울시가 이를 눈감아 논란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오세훈 서울시장이 초등학생 무상급식을 둘러싸고 극한 대립을 벌이고 있는 시의회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14일 서울시의회와 서울시에 따르면 시의회는 4~12월 9개월 동안 서울시정개발연구원에 정책개발 용역을 발주하면서 이에 필요한 ‘정책 보조원’ 1명씩을 시의원 114명 전원에게 배정하기로 했다. 명칭은 정책 보조원이지만 시의원 사무실에서 의원들을 보좌하고 있어 사실상 유급 보좌관을 뽑는 셈이다.

시의회는 이달부터 이 계획을 추진하기 위해 지난달 7일 정책 보조원 급여 명목으로 25억4400만원의 예산안을 준비, ‘20억원 이상의 용역은 서울시 계약심의위원회의 심의를 받아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심의를 올렸다. 이에 대해 심의위는 ‘시의원은 유급 보좌관을 둘 수 없다’는 행정안전부의 지침에 따라 예산안을 부결해 올해 시의원 보좌관은 사라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시의회는 유급 보좌관 계획을 포기하지 않고, 보좌관 근무 기간을 9개월로 줄여 14억5000여만원의 예산만 편성해 심의위를 거치지 않고 보좌관을 쓰는 편법을 부렸다.

문제는 서울시도 시의회의 이 같은 ‘편법ㆍ불법 보좌관 채용’을 알면서도 제동을 걸지 않고 묵인하고 있는 것.

이종현 서울시 대변인은 “시의회가 복잡한 서울시정을 이해하고 서울시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 연구원제도는 꼭 필요하다”며 “그럼에도 지원제도가 마련되지 않아 이런 문제가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행정안전부의 지침에 따라 지난달 7일 서울시 산하 위원회에서 보좌관 급여예산 25억4400만원을 전액 부결시켰다”며 “예산을 비롯해 무상급식 등으로 시의회와 마찰이 심한데 또다시 보좌관 문제로 시의회와 갈등을 촉발시키기는 매우 곤란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감사원은 서울시 감사를 마친 뒤 “연구용역이라는 명목으로 시의원 보좌관을 운영하는 것은 편법”이라고 지적했고, 행안부도 지난해 12월 보좌관 지원예산을 반영하지 말라는 취지의 공문까지 내려보냈다.

이진용 기자/jycafe@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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