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간 월별 코스피 수익률 분석
12월, 평균 수익률 1.44%로 3위
“바닥 찍고 반등” vs “횡보장세”
‘트럼프 리스크’ 탓에 바닥을 찍었던 코스피 지수가 2500선을 회복한 가운데 탄력적 반등 가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000년 이후 11월에 이어 12월로 연결되는 연말 증시 강세 현상이 뚜렷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올해도 ‘산타랠리’가 찾아와 코스피를 박스권에서 꺼내 반등시키는 데 성공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29일 헤럴드경제는 한국거래소(KRX) 정보데이터시스템을 통해 2000년 이후 지난 27일 종가까지 25년간 월별 코스피 수익률을 분석했다. 2000년부터 작년까지 24개년 간 기록한 12월 월간 코스피 수익률 평균치는 1.44%였다. 11월 2.65%, 4월 1.95%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셈이다.
최근 5년간(2019~2023년) 12월 월간 코스피 수익률의 경우엔 2022년(-9.55%)을 제외하고 4년간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하는 등 ‘산타랠리’ 현상이 뚜렷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 지수는 올해 들어서만 5.73%(2655.28→2503.06) 하락했다. 글로벌 인공지능(AI) 랠리에 힘입어 지난 7월 11일 연중 최고점(2891.35)까지 상승했지만, 이후 넉 달에 걸쳐 기록한 낙폭은 12.72%에 달한다. 연중 최고점 대비 연중 최저점(11월 15일, 2416.86)까지 하락률은 무려 15.73%다.
증권가에선 11월 들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불거진 ‘트럼프 리스크’의 직격탄을 맞으며 코스피가 ‘바닥’을 찍었단 평가를 하고 있다.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은 “11월 국내 증시엔 트럼프 당선으로 나타난 달러 강세와 금리 상승, (관세 부과와 보조금 폐지 압박 등) 정책 불확실성이 악재로 작용했다”면서 “국내 시총 1위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순매도세가 지속되면서 월 중순까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고 분석했다.
박스권에 갇힌 코스피는 이달 저점 통과 이후 삼성전자와 은행, 조선, 자동차, 보험, 화학 등 낙폭 과대주들이 반등하며 지수 하방을 받쳤고, 글로벌 증시 대비 차별적인 반등세를 보인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정책적 불확실성을 고려해도 최근 주가 하락은 과도했다”면서 “지금은 코스피 밸류에이션이 역사적 저점 수준에 도달했다는 점을 근거로 역발상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꼬집었다.
증권가에서는 트럼프 트레이드 약화와 미국 채권금리, 달러화 하향 안정세, 외국인 순매도 강도 완화 등에 힘입어 코스피 반등 탄력이 강해질 것이라고 보는 이가 많다.
당장 11월 3주 차(18~22일) 코스피 등락률은 3.5%로 영국 FTSE100지수(2.5%),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1.7%), 유로스톡스50지수(0%), 일본 토픽스지수(-0.6%), 홍콩 항셍지수(-1%), 중국 상하이종합지수(-1.9%) 등 글로벌 주요국 증시와 비교했을 때 수익률에선 최상위권에 있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2기 내각 인선이 일단락됐고, 불안 심리가 정점을 통과하면서 채권금리와 달러 가치도 하향 안정화될 것”이라며 “원/달러 환율 하향 안정과 11·12월 배당락 등 계절성 이슈가 맞물리면서 외국인 현·선물 매수, 기관 프로그램 매수 유입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12월엔 ‘산타랠리’ 대신 트럼프 악재에 따른 ‘횡보장세’가 이어질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11월엔 과매도 구간에서 하락 폭이 컸던 주식을 저가 매수할 수 있는 몇 개 실마리를 제공했을 뿐인 만큼, 12월 주식시장은 횡보할 것”이라며 “내년 1분기에도 대내외 경제는 뚜렷한 방향성 없이 물가와 금리 하락이 더디게 진행되며 제조업 경기가 바닥을 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동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