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첫 일정 TK서 시작…내주 호남행
보수인사와 연속회동…통합 강조 메시지
“지도부가 민생 챙겨야 대여공세 힘 실려”
[헤럴드경제=양근혁·박상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통합’ 행보에 주력하고 있다. 이 대표는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TK(대구·경북)에서 12월 공식 일정을 시작해 내주에는 민주당의 본산 호남으로 향한다. 위증교사 혐의 사건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아 당분간은 사법리스크가 수면 아래에 머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유력 대권주자로서의 입지를 굳히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29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 대표는 다음달 1일 경북 안동을 찾아 이철우 경북도지사를 만난 뒤 포항 죽도시장을 방문한다. 이튿날에는 대구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할 예정이다. 이어 8일에는 전남 나주에서 농민들과 함께 간담회를 하고 9일에는 광주를 찾는다. 보수와 진보의 전통적 지지 기반 지역인 TK와 호남에서 통합의 메시지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지역 순회 일정은 지역사회와의 접점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을 그리기 위해 기획됐다. 첫번째로 찾는 경북은 민주당에 대한 지지도가 가장 낮은 곳이고, 동시에 이 대표의 고향이기도 하다”며 “향후 충청권을 찾는 일정도 조율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가 외연확장을 넘어선 통합행보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분열이 확산되고 있는 여권의 주요 인사들과의 차별성을 보여주기 위한 의도도 깔려있단 분석이 나온다. 한 민주당 의원은 “한동훈 대표와 친한(친한동훈)계, 윤석열 대통령과 친윤(친윤석열)계 모두 당원게시판 논란으로 유치함의 끝을 보여주고 있다”라며 “이 대표 중심으로 단일대오가 형성된 민주당이 더욱 돋보일 수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다른 의원은 “국회 내에선 김건희 특검법 통과를 최우선으로 하면서도, 이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민생을 살피는는 모습을 계속해서 보여줘야 한다”며 “그래야 대여 공세에도 힘이 실리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합리적 보수’로 꼽히는 인사들과의 연속 회동도 이어가고 있다. 28일 이석연 전 법제처장을 만난 자리에서도 이 대표는 “통합”이라는 단어를 거듭 입에 올렸다. 이 대표는“정치인들의, 특히 위임 받은 권한의 행사자인 국민적 대리인, 주권대리인의 최고 의무가 통합”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갈등을 최소화하고 국가 공동체 안에서 함께 살아가도록 하는 통합과 포용이 큰 책무인데 이걸 가로막는 제일 큰 위험 요소가 보복”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이 전 처장이 “정권을 잡게 되면 ‘정치보복의 고리를 끊겠다’는 선언을 할 생각이 있느냐”고 묻자 “선언이 아니라 당연한 것”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그건 저의 기본적인 입장”이라며 “기회가 되면 당연히 제 단계에서 끊겠다. 아니라면 모두가 더 불행해지는 상황으로 가게 된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표는 정치권의 대표적인 보수 원로인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등과도 만나 정국현안에 대한 고견을 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