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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트남 보다 못한 한국?” 세계적 조롱거리 된 이유, 알고보니…
베트남 기업 '스카이 마비스'가 만든 게임 '엑시 인피니티'. [엑시 인피니티 홈페이지]

[헤럴드경제 김현일 기자] “어디 ‘갓엑시’를 한국 게임코인이랑 비교하나?”

최근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서 일일 거래량으로 비트코인을 앞지르는 게임 코인이 등장해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바로 베트남 게임회사의 코인 '엑시 인피니티(AXS·이하 엑시)'다.

엑시 코인이 연일 강세를 보이자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들은 한국 게임사들이 만든 코인과 비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한국 게임사들의 코인을 언급하며 “엑시와 비교도 안 된다”, “한국에선 꿈도 못 꾸는 일”, “엑시로 갈아타겠다”는 등의 의견을 쏟아내며 엑시의 상승세를 적극적으로 반기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엑시는 최근 2주일 새 53.4% 급등했다. 특히 지난 23일 10% 넘게 오른 데 이어 24일에도 19% 상승하며 강세를 보였다. 25일에도 한때 5% 넘게 오르는 등 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 이달 13일까지만 하더라도 5만원대에 머물던 엑시의 시세는 이날 8만7900원대까지 치솟았다.

베트남 게임회사의 코인 '엑시 인피니티(AXS)' 최근 시세 추이. [코인데스크 홈페이지]

엑시는 베트남 기업 '스카이 마비스'가 만든 게임 '엑시 인피니티'에서 지불수단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이용자들이 배틀을 하면서 얻은 보상을 가상자산 거래소를 통해 현금화할 수 있도록 했다. 게임을 하면서 돈도 벌 수 있다는 개념을 제시해 'P2E(Play to Earn) 게임의 대장주'로 올라섰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 센터에서 열린 'GDC 2022 써밋'에서 "P2E 게임하면 많은 사람들이 '엑시 인피니티'를 말한다. 엑시 인피니티는 P2E를 최초로 적용한 게임은 아니지만 게임에 코인과 NFT를 적용해 경제를 만들어낸 잠재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엑시 인피니트를 해본 전통적인 게임 개발자들은 형편없다고 말한다. 재미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게임 이용자들 사이에선 엑시 인피니티를 두고 "조악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게임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점이 주목을 받으며 이용자는 계속 급증했다. 덩달아 엑시 코인의 가치도 탄력을 받은 것이다. 상대적으로 국민소득이 낮은 필리핀과 베트남 등 동남아에서 게임으로 수익을 얻으려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큰 인기를 끌었고, 최근 남미로까지 확산하며 엑시 코인의 상승을 견인했다.

위메이드, 컴투스, 카카오게임즈, 네오위즈 등 국내 다수의 게임사들도 엑시처럼 자체 코인을 만들어 이를 기축통화로 키우기 위해 P2E 게임사업에 의욕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러나 정작 국내 당국은 과거 '바다이야기' 악몽을 떠올리며 P2E 게임 상용화를 막고 있다.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사행성’을 이유로 블록체인이나 NFT 기반 게임의 등급 분류를 거부하거나 취소하겠다는 입장이다.

베트남 기업 '스카이 마비스'가 만든 게임 '엑시 인피니티'. [엑시 인피니티 홈페이지]

국내 게임사들은 이 때문에 한국 시장은 건너뛰고 해외 시장에서 P2E 게임을 우선 선보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P2E 게임 허용이 게임업계의 숙원사업으로 떠오른 가운데 정책 논의는 사실상 멈춘 상황이다.

게임업계의 시선은 차기 정부의 행보에 쏠려 있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P2E 게임 허용에 대해 아직까지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어 P2E 게임이 허용되기까지는 꽤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 “국민여론에서 사행성 논란이 있다면 건전한 놀이문화가 되기도 어려울 것으로 본다”며 “국민 대다수가 이해한다면 P2E에 대해 전향적인 입장에서 최소한의 고려를 해볼 수는 있겠지만 환전성이 가능한 게임에 대해선 상당한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된다”고 밝힌 바 있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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