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장관 “발주자와 시공사간 국토부 역할 살필 것”
건설업계 공사비 관련 애로 사항 청취 나서
업계 “시공사에 위험 전가 구조 바뀌어야”
[헤럴드경제=홍승희·서정은 기자]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이 체코 두코바니 원전 시공계약 협상 결렬과 관련해 “발주자와 시공사 간 (중재 내지 조율을 위한) 국토부의 역할을 살펴보겠다”고 3일 밝혔다. 원전 공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 증가와 사업 위험을 시공사가 일방적으로 떠안는 계약 구조에 대해 건설업계의 문제 제기가 이어진 가운데 국토부도 관련 사안 검토에 나선 것이다.
3일 홍 장관은 서울 강남구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열린 ‘2026 해외건설 플랜트의 날’ 행사 직후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체코 두코바니 원전 시공계약 협상 결렬과 관련해 “오늘 관련 언론보도를 보고 담당 부서가 사안 검토에 들어갔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 29일 대우건설·두산에너빌리티 컨소시엄과의 시공계약 협상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양 측은 달라진 공사 범위와 비용 부담을 놓고 이견을 보여왔다. 한수원은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사업을 사례로 들어 계약 당시 확정한 금액 안에서 시공사가 각종 사업 리스크를 부담하는 ‘총액확정계약’ 방식을 요구했다. 반면 시공사 측은 상세설계 확정 이후 시공 물량이 늘어날 경우 이에 따른 비용을 별도로 정산하는 단가 정산 방식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건설은 산업통상부에 중재를 통한 재협상을 요청했다. 산업부는 “상업적 이해관계가 있는 기업 간 협상을 중재할 법적 권한은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장·차관 주도의 비상관리체제를 가동한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건설산업 주무부처인 국토부가 시공사들의 애로사항 검토에 나서면서, 정부 부처 간 의견 조율에 나설 지 주목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건설업계에서 공사비 관련 애로를 겪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여러 의견이 있으니 보겠다는 취지”라고 전했다.
국내 건설사들은 국내외 원전 사업에서 물가 상승이나 설계 변경으로 추가 비용이 발생하더라도 이를 시공사가 부담하도록 하는 현행 계약 관행의 개선을 요구해오고 있다. 최근 재정경제부 또한 건설사들을 만나 한수원에 적용되는 물가변동 및 설계변경 관련 특례를 폐지하는 방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기도 했다.
특히 대형 원전 사업은 공사 기간이 길고 설계 변경과 물가 변동 등 외부 변수도 큰 만큼, 발주자와 시공사가 사업 위험을 합리적으로 분담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국토부가 건설업계의 의견을 수렴해 관계부처와 추가적인 협의에 나설지도 주목된다. 특히 이번 사태를 계기로 원전 공사비 조정과 사업 위험 분담을 둘러싼 제도 개선 논의가 본격화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홍 장관은 이날 행사 격려사에서 “우리 기업이 해외 사업을 적극 발굴하고 주도할 수 있도록 금융과 인력, 기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고 기업 특성에 맞는 수주 지원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비단 체코 두코바니 원전 뿐 아니라 국내외 여러 해외 사업이 비슷한 갈등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며 “원전 계약 과정에서 건설업계에 불합리하게 적용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주무부처인 국토부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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