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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악어도 뱀도 속수무책” 이렇게 큰 ‘괴물 두꺼비’ 본 적 있나요
호주에서 발견된 '사탕수수 두꺼비'. 악어, 뱀 등도 죽음에 이르게 하는 맹독을 품고 있어 세계 최악의 외래종으로 꼽힌다. 최근 국내에 밀반입 되려다 적발됐다.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Larval Subjects']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자신보다 몇배나 몸집이 큰 악어나 뱀도 죽음에 이르게 하는 ‘사탕수수 두꺼비’가 국내에 밀반입 되려다 적발됐다. ‘괴물 독 두꺼비’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세계 최악 외래종 중 하나로, 이미 여러 나라에서 토종 생태계를 심각히 파괴하는 주범으로 꼽힌다.

앞서 호주에서는 ‘사탕수수 두꺼비’ 때문에 민물 악어가 멸종 위기에 처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만약 국내에 유입됐다면, 황소 개구리보다 더한 하천의 ‘무법자’가 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사탕수수 두꺼비’는 몸길이 평균 10~15cm 정도로 언뜻 보기에는 유해하지 않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악어, 뱀 등도 죽일 수 있는 정도의 맹독을 내뿜는 독 분비샘을 가지고 있다. 호주에서는 20cm가 넘는 수수 두꺼비가 발견되기도 했다.

수명은 최대 25년으로 길고, 염분을 견딜 수 있어 바닷가에서도 서식할 수 있다. 또한, 개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공격하거나 병을 옮길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4일 국내에 밀반입되려다 적발된 '사탕수수 두꺼비' [인천본부세관 제공]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은 사탕수수 두꺼비를 ‘세계 100대 침입 외래종’으로 정하고 생태계를 교란하는 양서류로 지정했다. 앞서 호주 등에서 사탕수수 두꺼비가 지역 생물 개체 수를 감소시킨 사례가 확인됐기 때문이다.

지난 2013년 호주 찰스다윈대학 연구팀은 수수 두꺼비가 호주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연구 결과, 수수두꺼비가 유입된 이후 호주에 자생하던 민물악어 개체 수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주도한 브리튼 박사는 “악어 주검을 부검한 결과 독 두꺼비를 잡아먹은 흔적이 남아 있었다”며 “수수두꺼비가 악어 개체수 감소에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즉, 자신을 잡아먹은 악어의 몸 속에서 독을 내뿜어 악어를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이다. 수수두꺼비는 이같은 방법으로 뱀, 악어 등 자신의 천적 개체수를 감소시켜 생태계를 교란한다.

사실 사탕수수 두꺼비는 1930년대 호주 정부가 사탕수수 해충을 박멸하기 위해 도입됐다. 당시 호주 정부는 주요 농작물인 사탕수수밭을 망치는 딱정벌레 ‘케인비틀’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이 ‘케인비틀’을 잡기 위해 호주 정부는 그의 천적인 ‘수수 두꺼비’를 하와이에서 일부러 들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유입된 수수 두꺼비는 현재 오세아니아 대륙에서만 약 2억 마리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비단뱀 위에 올라탄 10여마리의 수수 두꺼비. 일반적으로 두꺼비와 뱀은 천적관계지만, 호주 지역 동물들은 수수 두꺼비가 안전한 식사가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사냥을 피한다. [출처=트위터]

지난 2019년에는 10마리가 넘는 수수 두꺼비가 비단뱀 위에 올라탄 모습이 포착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당시 폭우로 근처 호수의 물이 불어나면서 수수 두꺼비가 물을 피하고자 비단뱀을 일종의 이동수단으로 이용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두꺼비와 뱀은 천적 관계이지만, 호주 지역 동물들은 수수 두꺼비가 안전한 식사가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사냥을 피한다. 뱀과 악어조차도 수수두꺼비를 먹지 않게 되면서 천적이 사라지게 됐다.

한편, 앞서 인천본부세관은 4일 환경부 허가를 받지 않고 불법 수입한 멸종위기종 악어, 아나콘다 등 총 173개체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중에는 ‘세계 최악의 외래종’으로 꼽힌 ‘사탕수수 두꺼비’ 16마리도 포함돼 있었다. 맹독성 양서류의 밀반입 시도가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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