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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NS에 아이 사진 함부로 올리지 마세요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1. 최근 득남한 한상훈(32ㆍ가명) 씨는 아들 백일 기념으로 아기 손발 모습을 남겨둘 석고 조형물을 제작했다. 업체에서 2만 원만 추가하면 ‘고추 조형물’을 만들어준다고 해 재미삼아 같이 만들었다. 완성된 사진을 찍어 개인 블로그에 올렸더니 “아드님 상남자”라는 댓글이 달렸다.

#2. ‘육아 예능’ 이 인기를 끌면서 연예인 아기들의 텔레비전 프로그램 출연이 잦아지고 있다. 최대한 자연스러운 아이들 모습을 담는다며 아이들 목욕하는 장면도 중요 부위에 ‘나뭇잎 한 장’으로 가리고 여과없이 방송한다. 누리꾼들은 이 장면을 캡쳐해 ‘귀엽다’며 모바일 메신저로 사진을 공유하고 있다.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무심코 올린 아이 얼굴이나 신체를 찍은 사진이 무분별하게 공유돼 잠재적 범죄에 노출될 위험이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실제로 최근 인터넷에서 무작위로 수집한 아기들 노출 사진을 올려놓고 “여자아이 만지고 싶다”는 등 희롱조의 댓글을 달아 온 인터넷 카페 운영자가 경찰 고발당했다. 이 카페 운영자는 주로 몇몇 유치원 홈페이지에 올라온 전체 공개된 사진이나 트위터ㆍ페이스북 등 개인 SNS에 올라온 사진들을 노린 것으로 알려졌다.

내 아이 예쁘다고 자랑하려다, 일면식도 없는 사람의 손에 아이 사진이 흘러들어가 ‘성적 놀이’의 표적이 되어버린 셈이다.

두 살 딸아이를 둔 주부 이모(31ㆍ여) 씨는 “내 아이 예쁘다고 동네방네 자랑하고 싶어 한두 번 아이 사진을 올리다가 갑자기 무서운 생각이 들어 다 지웠다”며 “유괴의 표적이 될 수도 있고, 소아성애자가 내 아이 사진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하니 소름이 끼쳤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소셜 미디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아이는 부모의 소유‘라고 믿기 때문에 나오는 그릇된 행동이라고 지적한다.

이택광 경희대 영미문화학 교수(문화평론가)는 “부모들이 소셜 미디어는 개인 사진첩이 아니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며 “잘못 퍼져 나갔을 때 걷잡을 수 없이 문제가 커질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그는 또 “부모가 ‘나는 행복하게 살고 있다’는 것을 전시하는 수단으로 아이 사진을 올리는 경우도 많다”며 “이는 아이를 자기 소유의 물건인 듯 대상화하는 것이라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부모가 일방적으로 벌거벗은 아이 사진을 올리는 것은 아동인권 차원에서도 문제가 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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