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영훈 기자] “거액 출연료로 싹쓸이하더니”
국내 진출 10년을 맞는 넷플릭스가 한편에서는 대규모 인력 감원에 들어갔다. 회당 3억~4억, 심지어 5억원이 넘는 출연료로 한국 콘텐츠를 싹쓸이하던 넷플릭스가 결국 성장 정체에 빠졌다.
넷플릭스는 K콘텐츠의 세계화를 이끌었다. 하지만 한편으론 한국 드라마 제작비 상승의 주범이라는 비판도 받았다. 불과 몇 년 전까지 드라마 제작비는 회당 평균 3~4억원이었다. 넷플릭스가 한국에 진출하면서 회당 제작비 20억원이 흔해졌다. 제작비의 큰 몫을 차지하는 것이 배우 출연료다.
업계 관계자는 “주연 배우 회당 출연료 1억~2억인 줄 알았더니, 5억이더라”고 말했다.
배우들의 출연료를 높이면서 전체 제작비 상승으로 이어졌고, 자금력에서 밀리는 국내 방송 및 토종 OTT의 드라마 제작 편수는 반토막이 났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최근 전 세계 직원의 약 6%에 해당하는 1000명을 감원한다고 발표한 데 이어 최고콘텐츠책임자(CCO), 여기에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흥행을 이끈 영화 책임자까지 내보냈다. 넷플릭스의 주요 임원 사임은 최근 넷플릭스의 성장 둔화와 시청자 유입 정체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회사가 원하는 만큼 빠르게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에선 한국 콘텐츠의 인기가 넷플릭스 실적을 견인하는 것을 감안하면, 수억원대 출연료가 아깝지 않다는 평가도 있다.
넷플릭스가 성장세 정체에 빠진 가운데도 한국 콘텐츠의 시청 시간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기관 암페어 애널리시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국 콘텐츠 시청 시간은 86억시간으로 전 세계 콘텐츠 평균 시청 증가율을 웃돈다.
넷플릭스는 한국 서비스 10주년의 성과를 담은 ‘넷플릭스와 한국의 10년’ 웹사이트를 공개했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내 80개 이상의 제작사와 협업해 200편 이상의 작품을 제작 및 공동 제작했다. 이 과정에서 출연진과 제작진 약 2만5000명, 보조출연자와 일일 고용 인력 약 7만 명이 참여했다.
K콘텐츠의 세계 시청자도 늘어났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전 세계 회원의 약 80%가 한국 콘텐츠를 시청한 경험이 있다.
한편 넷플릭스는 성장 정체로 인력을 줄이고 있는 상황에서도 700억원이 넘는 제작비를 투입한 ‘천천히 강렬하게’를 오는 12월 11일 공개한다고 밝혔다.
‘천천히 강렬하게’는 야만과 폭력이 판치던 1960~80년대 한국 연예계를 배경으로 가진 건 없지만 빛나는 성공을 꿈꾸며 온몸을 던진 이들의 성장 스토리를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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