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드시죠? 도와드릴게요”… 피싱범은 간절함을 노린다[붙잡을 결심]
편집자주 “한국에서는…도망쳤다고 추적하기를 중단합니까?” 범죄부터 체포까지, 대한민국 경찰들의 끝나지 않는 ‘붙잡을 결심’을 소개합니다.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 60대 A씨는 최근 검사 사칭 보이스피싱 범죄에 당했다. 피싱 조직은 ‘당신이 범죄에 연루됐다’고 속여, A씨의 심리를 완전히 지배했다. 조사를 빌미로 피싱 조직은 A씨를 모텔 방 등으로 유인했다. 소위 가족이나 지인 등 A씨가 범죄 피해를 당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차리지 못하게 만드는 ‘고립’ 수법이다. A씨는 2주간 고립된 상태에서 피싱범죄 조직에 약 1억원을 뜯겼다. 2018년부터 6년째 보이스피싱 범죄 하나만을 파고 있는 서울 도봉경찰서 김준형 팀장(경위)을 도봉서에서 만났다. 김 팀장의 별명은 ‘미친개’다. 강력범죄자를 한번 물면 끝까지 놓치지 않아 팀원들이 붙여준 별명이다. 김 팀장은 “보이
2024.09.09 09:34“PC방 창문에 암막커튼?”…불법 PC방 운영자 검거 김지환 경사[붙잡을결심]
편집자주 “한국에서는…도망쳤다고 추적하기를 중단합니까?” 범죄부터 체포까지, 대한민국 경찰들의 끝나지 않는 ‘붙잡을 결심’을 소개합니다.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매일 걸어서 순찰하던 길에 PC방이 새로 생겼습니다, 그런데 암막커튼으로 창문을 다 가려놨더라고요. 일반 PC방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된 계기였습니다” 지난 3월 14일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원곡동에서 도보 순찰 중이던 김지환 경기남부경찰청 기동순찰대 경사는 의아함을 느끼고 팀원들에게 상황을 알렸다. 매일 근처를 순찰하던 김 경사는 새로 생긴 PC방이 일반 PC방과는 다름을 느꼈다. 두꺼운 암막커튼으로 가려둔 창문, 주변보다 유독 많은 CC(폐쇄회로)TV, 통상의 PC방이라면 벽에 즐비하게 붙어 있어야 할 게임 포스터가 한장도 없는 점도 수상했다. 김 경사는 8일 헤럴드경제 본사에서 가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다년간
2024.04.09 11:01‘검사’가 된 ‘물리학 박사’[붙잡을 결심]
[헤럴드경제=이용경 기자] 금융권의 ‘청년 전·월세보증금’ 대출 상품을 악용한 전세대출금 사기 사건을 치열하게 수사하고 기소한 서울남부지검의 초임 검사 한우현. 헤럴드경제는 대출사기 사건을 취재하던 중 한 검사를 수사검사로 만나 인터뷰를 하다 우연히 한 검사의 독특한 이력이 눈에 띄었다. 그는 물리학 박사를 하다가 연구자로서의 행로를 바꿔 로스쿨에 진학, 검사가 된 사람이었다. 그와의 미니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한 검사와의 일문일답. ▷어떤 계기로 물리학 박사에서 검사가 됐나? 한우현 검사(한): 늘 우리 사회가 조금 더 좋은 방향으로 가는 데 기여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검찰이 그 생각을 실현할 수 있는 곳이라 생각했고, 검사를 꿈꾸게 됐다. ▷검사로는 몇 년 재직했나? (한) 1년 조금 넘었다. 2022년 10월부터 서울남부지검에서 처음 근무하게 됐다. ▷ ‘이공계 끝판왕’ 경력이다. 그동안의 경력을 짧게 설명해
2024.03.26 11:01“청년들, 돈 몇푼에 범죄 가담 안타까워”… ‘대출사기 엄단’ 한우현 검사[붙잡을 결심]
[헤럴드경제=이용경 기자]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이 돈을 구하기 위해 대출사기 범죄에 연루되는 상황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최근 일선 법원에서는 금융기관의 청년 전·월세보증금 대출 제도를 악용한 사기 범죄 가담자들에 대한 실형 판결이 잇따르고 있다. 서울남부지법에서도 지난 8일 사기, 사기미수 등 혐의로 기소된 대출사기 일당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이번 사건을 맡아 사기범들을 엄단한 한우현 서울남부지검 검사는 25일 헤럴드경제와 만나 수사와 기소 과정에서 느낀 소회를 이같이 밝혔다. 한 검사는 최근 잇따르는 청년 보증금 대출 제도를 악용한 대출사기 범죄에 대해 “보통 이러한 사건은 허위 임대인과 허위 임차인이 짝을 이뤄 범행을 저지르는데, 전세 대출금을 신청할 때 부동산 1개당 대략 1억 원 상당의 전세 대출금을 편취한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한 검사가 수사·기소한 사건도 총 5명의 피고인이 5건의 전세대출금
2024.03.26 11:01“전날 사건도 다시 확인해야죠”…조건만남 미끼 흉기강도 10대 남녀 체포한 서종선 경감[붙잡을 결심]
편집자주 “한국에서는…도망쳤다고 추적하기를 중단합니까?” 범죄부터 체포까지, 대한민국 경찰들의 끝나지 않는 ‘붙잡을 결심’을 소개합니다.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정말 추운 날의 새벽이었는데 CCTV를 확인해 보니 민소매만 입고 도망을 가더라고요. 느낌이 왔죠, 애들이구나. 집에 가면 있겠구나.” 영하 12도의 강추위를 기록하던 지난 1월 22일 서울 강동구 천호지구대에는 ‘모텔에서 사람이 찔렸다, 칼에 찔렸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경찰이 출동했을 때 모텔 입구부터 피가 묻어 있었다. 피의자들은 도주했고, 피해자는 병원으로 이송된 상태였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서종선 전 천호지구대장(경감)은 ‘조건만남 흉기강도’라는 촉이 왔다고 전했다. 피해자는 성인 남성이었지만, CCTV에 찍힌 피의자들은 미성년자로 추정되는 어린 남녀 3명이었기 때문이다. 서
2024.03.04 09:33그날 범인은 3시간 만에 잡혔다...‘이것’ 때문에[붙잡을 결심]
편집자주 “한국에서는…도망쳤다고 추적하기를 중단합니까?” 범죄부터 체포까지, 대한민국 경찰들의 끝나지 않는 ‘붙잡을 결심’을 소개합니다.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여성 분이 옷가지가 벗겨진 채 누워있어요.” 지난달 19일 새벽, 서울시 종로구 명륜파출소에 다급한 신고 전화가 걸려왔다. 강력범죄 의심으로 최우선적으로 출동이 필요한 코드제로 상황. 새벽 근무를 서던 명륜파출소 1팀은 1분 만에 종로구 인근 주택가 현장에 도착했다. 주택가 골목길에 쓰러져 있던 여성은 장시간 추운 야외에 방치돼 있어 몸이 굳어있었다. 저체온증이 염려되는 위급한 상황이었다. 그리고 바로 주변에는 기타가 놓여 있었다. 명륜파출소 김민채 경장은 인근 주택가에서 담요를 빌려 처치에 나섰다. 여성은 술까지 취해있어 쉽게 의식이 돌아오지 않아 다리를 계속 주무르면서 소방을 통해 병원으로 이송했다. 의식이 돌아오길 기다리며 팔
2024.02.07 10:33“잠복 10분만 더” 끈질김의 힘…평택 해상유 일당 소탕 이연일 형사[붙잡을결심]
[헤럴드경제=안효정 기자] “그 날은 10시간 넘게 산 속에 숨어서 범행 발생지를 지켜봤던 것 같아요. 아무리 기다려도 범인이 현장에 나타나질 않길래 다같이 철수 준비를 했죠. 그런데 갑자기 이상하리만큼 찜찜한 기분이 들더라고요. 딱 10분만 더 기다려보자 했는데 그 순간 탱크로리가 들어왔습니다.” 26일 헤럴드경제와 만난 서울 은평경찰서 강력1팀 이연일 형사가 지난 4월 경기도 파주시에서 잠복 수사를 하던 ‘그 날’을 떠올리며 이같이 말했다. 이현일 형사와 은평경찰서 강력1팀에게 ‘그 날’은 불법으로 해상유를 빼돌리는 범행 장면을 현장 포착해 수사의 실마리가 풀리게 된 중요한 날로 기억되고 있다. ‘은평경찰서 최초’ 해상유 불법 유통 사건 수사…“모두가 낯설어 해” “저뿐 아니라 저희 팀도 지금까지 한 번도 수사해본 적 없는 사건이었어요. 해상유는 정말 생소한 분야였습니다.” 지난 4
2024.01.29 10:24“아픈 게 무기 될 수 없죠”…900억대 사기 해외도피범 강제송환한 김재현 경감[붙잡을 결심]
편집자주 “한국에서는…도망쳤다고 추적하기를 중단합니까?” 범죄부터 체포까지, 대한민국 경찰들의 끝나지 않는 ‘붙잡을 결심’을 소개합니다.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신장투석 환자를 송환하는 데 우리 경찰도, 캄보디아 당국도 부담이 컸죠. 혹시라도 잘못되면 후폭풍이 크잖아요. 송환할 수 있는 건강 상태라는 걸 확인 또 확인했습니다. 범죄자에게 아픈 게 무기가 돼서는 안 되니까요.” 경찰청 인터폴국제공조과에서 동남아 국가를 담당하고 있는 김재현(33) 경감은 지난 12월 캄보디아에 도피 중이던 A(48) 씨를 국내로 강제송환하는 데 그의 건강 상태가 가장 큰 변수였다고 말했다. A씨는 피해자가 총 1230명, 피해액이 923억원에 이르는 캄보디아 부동산 투자사기 조직의 부총책이다. 친형인 총책을 비롯해 무려 34명이나 되는 공범들은 이미 국내에서 덜미가 잡혀 수사를 받고 있었지만, A씨는 캄보디아
2024.01.08 10:00“마약이 일상이더라”…베트남인 10인 마약파티 현장[붙잡을 결심]
편집자주 “한국에서는…도망쳤다고 추적하기를 중단합니까?” 범죄부터 체포까지, 대한민국 경찰들의 끝나지 않는 ‘붙잡을 결심’을 소개합니다.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지난 11월 26일 0시 30분. 광주청 마약수사대, 강력범죄수사대, 출입국·외국인사무소 직원 30명이 광주의 한 외국인 전용 노래방으로 들이닥쳤다. 노래방 안에서는 베트남인들 10명이 ‘마약 파티’를 벌이고 있었다. 케타민을 복용한 것이다. 광주경찰청 형사과 이대희 경위는 “문을 여니 외국인들이 마약에 취해 널브러져 있었다”며 “체포에 순순히 응했다”고 했다. 집단 마약파티를 벌이던 남자 6명, 여자 4명은 마약 간이시약 검사용 키트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다. 노래방 접객원 2명도 평소 마약을 투약한 사실이 확인돼 함께 체포됐다. 단속 당시 노래방에 있었던
2023.12.18 10:27“22km 거리 17분 만에 주파했죠”…60세 만학도 태워 수능 시험장 도착한 사연[붙잡을 결심]
편집자주“한국에서는…도망쳤다고 추적하기를 중단합니까?” 범죄부터 체포까지, 대한민국 경찰들의 끝나지 않는 ‘붙잡을 결심’을 소개합니다. “일반인과 함께 경찰차를 타고 시속 150㎞를 밟아본 건 처음이었어요. 1분 1초가 중요하니까 22㎞를 17분 만에 주파했죠” 수능날이었던 지난 16일 오전 7시 31분. 김병철(47) 완주경찰서 교통관리계 경위에게 전북경찰청 112 상황실에서 다급한 무전이 하나 떨어졌다. “늦깎이 수험생인데 고산에서 전주가는 버스를 놓쳤어요. 시간이 너무 촉박한데 도와주세요.”신고자는 만학도 A씨(60). 전북 완주군 산골인 화산면에 사는 A씨는 읍내 고산터미널에 도착했지만 오전 7시 22분 전주로 출발하는 버스를 간발의 차이로 놓쳐 112에 황급히 도움을 요청했다. 신고를 받은 고산파출소는 고산 터미널에서 전북 봉동 용진 화이트 삼거리까지 10분 만에 A 씨
2023.11.17 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