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물리학 박사’가 ‘검사’로 변신

한우현 검사, 헤럴드경제 ‘미니 인터뷰’

‘검사’가 된 ‘물리학 박사’[붙잡을 결심]
서울남부지검 한우현 검사가 25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검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가지고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이용경 기자] 금융권의 ‘청년 전·월세보증금’ 대출 상품을 악용한 전세대출금 사기 사건을 치열하게 수사하고 기소한 서울남부지검의 초임 검사 한우현.

헤럴드경제는 대출사기 사건을 취재하던 중 한 검사를 수사검사로 만나 인터뷰를 하다 우연히 한 검사의 독특한 이력이 눈에 띄었다. 그는 물리학 박사를 하다가 연구자로서의 행로를 바꿔 로스쿨에 진학, 검사가 된 사람이었다. 그와의 미니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한 검사와의 일문일답.

▷어떤 계기로 물리학 박사에서 검사가 됐나?

한우현 검사(한): 늘 우리 사회가 조금 더 좋은 방향으로 가는 데 기여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검찰이 그 생각을 실현할 수 있는 곳이라 생각했고, 검사를 꿈꾸게 됐다.

▷검사로는 몇 년 재직했나?

(한) 1년 조금 넘었다. 2022년 10월부터 서울남부지검에서 처음 근무하게 됐다.

▷ ‘이공계 끝판왕’ 경력이다. 그동안의 경력을 짧게 설명해 달라.

(한) 대전과학고를 거쳐 카이스트 물리학 학사, 박사 논문을 쓰고 석·박사 통합과정을 졸업했다. 이후 서울대 로스쿨에 진학해 2022년 2월에 졸업했다.

▷ 로스쿨 준비는 어떻게 했나?

(한) 전일제 박사이다 보니 밤에만 시험 준비를 했다. 약 1년 정도 리트 등을 준비하며 로스쿨 진학을 준비했다.

▷ 검사로 변신하게 된 가장 강력한 동기는?

(한) 물론 대학원에서 연구하는 것도 사회적으로 의미가 있다. 기본적으로는 늘 사회에 기여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연구는 한 분야에서 자기의 연구를 진행하면서 의미를 낸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사회와 더 밀접하게 상호작용을 하면서 사회에 기여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늘 마음 속 한 켠에 검사라는 꿈이 막연히 있다가 언젠가 한번은 꼭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로스쿨에 도전했고 운 좋게 여기까지 왔다.

‘검사’가 된 ‘물리학 박사’[붙잡을 결심]
서울남부지검 한우현 검사가 25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검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가지고 있다. 임세준 기자

▷ 검사를 하다가 나중에 다시 물리학을 공부하러 갈 수도 있나?

(한) 그런 생각은 없다. 이 회사가 너무 좋아서 아마 능력이 된다면 계속 남을 것 같다.

▷ 물리학 전공이 검사 업무에 얼마나 도움이 되나?

(한) 사실 아직까지는 전공 지식을 쓸 수 있는 사건은 없었다. 이공계 공부를 하다 보면, 논리적인 연습을 많이 하게 되는데 그런 부분이 사건 처리할 때 도움이 되는 것 외에는 전공 지식이 따로 쓰여지는 부분은 아직까지 없었다.

▷ 박사할 때는 무엇을 했는지?

(한) 계산물리학을 전공했다. 컴퓨터를 이용해 복잡한 수식을 풀고 그 값을 실제 물성과 맞춰보거나, 계산 결과를 토대로 새로운 물질을 예측하는 연구를 했다.

▷ 검사로서 앞으로의 포부는?

(한) 검찰 선배들처럼 맡은 사건을 열심히 하고, 문제 없이 사건 처리를 잘하고 그런 것이 일단 가장 큰 목표다. 전공 지식을 살릴 수 있는 사건을 맡으면 더 좋겠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일반적인 형사 사건들을 문제 없이 잘 해결하는 것이 당장의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