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과 FOMC를 이해하려면 알아야할 소소하고 몇 가지 [투자뉴스 뒤풀이]
전세계 주목을, 이유가 어떻든, 가장 많이 받는다는 측면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연준이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공개시장위원회(FOMC)는 가히 글로벌 톱스타라고 할 수 있습니다. FOMC 때마다 새벽잠을 설치고 일어나 제롬 파월 의장이 어눌한 말투로 진행하는 기자회견을 보고, 시시때때로 연준 위원들이 말하는 한마디 한마디를 받아 적어야 하는 국제부 기자의 숙명이겠죠. 특히 오는 10월 31일~11월 1일 열리는 FOMC는 기준금리 향방을 가를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회의란 점에서 관심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번엔 FOMC를 앞두고 연준과 FOMC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몇 가지 소소한, 하지만 알고 있으면 제법 쏠쏠한 몇 가지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연준은 미국 중앙은행이죠. 그런데 이름이 좀 특이합니다. 우리나라 중앙은행은 한국은행, 영어로는 Bank of Korea 입니다. 영국, 일본, 캐나다 등등 대부분 나라가 다 'Bank of+국가명
2023.10.26 17:07한때 ‘EPL 빅4’ 첼시FC, ‘회계 꼼수’까지 썼는데 성적이 왜이래 [투자뉴스 뒤풀이]
제 마음 속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의 영원한 팀은 박지성 선수가 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입니다. 다만 팀 응원과 별개로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선수가 있었죠. 바로 드록바 선수입니다. 표준 표기법으로는 '드로그바'라고 써야하는데, 왠지 저는 '드록바'라고 해야 그 강렬하고 거칠고 당당한 모습이 떠오릅니다. 아무튼 드록바 선수 덕분에 그의 소속팀 첼시를 사랑하게 됐죠. 그런 첼시가 무너지고 있네요. 물론 맨유가 더 일찍 더 가파르게 하락했지만, 남이 먼저 뺨을 맞았다고 해서 내가 지금 맞은 뺨이 덜 아프진 않겠죠. 그런 첼시가 지난해 미국인 사업가 구단주를 새로 맞이하고 감독도 토트넘의 영광을 이끈 포체티노로 교체하면서 한껏 기대를 올렸습니다. 거침없이 선수들을 사들이면서 역시 빅클럽다운 면모도 과시했더랬죠. (아, 그렇습니다. 과거형입니다. 현재진행형이 아니라) 현재까지 4경기를 치른 23/24 시즌 첼시의 성적은 승점 1점으로 12위. 그 돈
2023.09.10 07:391년도 안돼 꺾인 중국 위안화의 기축통화 꿈 [투자뉴스 뒤풀이]
중국 경제가 내내 시끄럽네요. 그 와중에 속절없이 추락하는 중국 돈 위안화가 이래저래 말썽입니다. 연초만해도 일부에선 위안화가 미국 달러에 도전한다며 스포트라이트를 보냈죠. 때마침 사우디아라비아와 위안화로 원유 결제를 하겠다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호기로운 발표까지 더해지면서 ‘페트로 위안’이란 표현은 단숨에 수많은 사람들을 사로잡았습니다. 하지만 중국 경제가 장기 불황의 늪에 빠질 것이란 우려가 거세지면서 위안화는 기축통화는 고사하고 그 가치조차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물론, 앞날은 어찌될지 모르는 것입니다. 위안화가 정말 기축통화가 될 수도 있고 그 날이 당장 내일이 될지도 모릅니다.(외계인이 지구 정복을 한 뒤 중국만 살려 놓는다면) 다만 현 시점에서, 위안화가 기축통화나 그에 버금가는 글로벌 주요 통화가 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나름의 설명을 드려볼까 합니다. ▶일단 미국 달러가 기축통화가 된 역사를 잠깐 살펴볼까요? 왜 달러가 이렇게
2023.09.05 17:49‘뒷북’ 논란 신평사는 억울하다…신용등급에 대한 오해와 진실 [투자뉴스 뒤풀이]
금융투자업계의 가장 큰 장점이자 단점은, 과거를 빨리 잊는다는 것입니다. 지난 5월 글로벌 시장을 뒤흔든 뉴스가 뭐였는지, 아마 며칠 전에 여쭸다면 대다수는 고개를 갸우뚱 했을 것입니다. 지금 우린 다시 알게 됐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와 공화당이 부채한도 협상에 타협점을 찾지 못하면서 미국이 부도가 날 수도 있다는 충격적인 뉴스로 연일 도배되었죠. 가깝지만 오래된 기억을 꺼내준 건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의 다소 뜬금없는 미국 신용등급 하향 조정 소식입니다. 인플레이션을 잡았다는 자신감 속에 경착륙은 피할 것이라며 장밋빛 앞날을 기대하던 투자자들에겐 날벼락 같은 소식이죠. 피치는 왜 이 ‘지금’에서야 ‘과거’의 일을 끄집어 내 ‘앞날’을 어둡게 하는지, 신평사와 신용등급에 대해 알아보려 합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신용평가사는 3곳입니다. 무디스, S&P, 피치입니다. 신평사는 비슷한 크레딧 리스크를 가진
2023.08.05 06:4630분만에 수익률 100%는 우스운 옵션 투자, 그래도 뜯어 말리는 이유 [투자뉴스 뒤풀이]
6월 제가 쓴 기사 중에 단연 가장 주목 받은 기사는 지난 8일 쓴 ‘1억이 24시간만에 34억원으로…美SEC 제소 직전 수상한 거래 포착’입니다. 30분만에 5배 넘게 불어나고, 24시간이 지나자 34배 수익을 얻었다는 대박 투자의 세계에 많은 독자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셨습니다. 개인적으로 제 주변에서도 ‘옵션’ 거래에 대해 물어보는 몇몇이 있었습니다. 합법적인 시장인데다 큰 목돈이 없어도 단기에 대박을 터뜨릴 수 있다니 귀가 솔깃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말이 있죠. “주식하면 혼자 망하고 선물·옵션은 패가망신한다.” 그만큼 옵션의 세계는 위험하고, 성공보다는 실패할 가능성이 압도적으로 크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옵션이 위험한 이유를 찬찬히 설명드리겠습니다. 무턱대고 뜯어말리는 것보다 그래도 뭔가 그럴 듯한 이유를 대면서 말려야 설득이 될테니까요. ▶옵션은 말 그대로 ‘선택권&rs
2023.07.01 08:01우울한 예언가 CDS프리미엄…美 CDS가 문제인 이유 [투자뉴스 뒤풀이]
미국, 정확히 말하면 미국 연방정부가 부도가 날 수 있다는 충격적인 뉴스가 연일 이어지고 있습니다. 조 바이든 행정부와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이 좀처럼 부채한도 협상에 타협점을 찾지 못하기 때문인데요, 그 때문에 미 국채의 신용부도스왑(Credit default swap) 프리미엄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습니다. CDS라는 건 채권 발행 주체가 부도가 났을 때를 대비해서 일종의 보험을 드는 것인데요, CDS프리미엄이 올랐다는 건 부도위험이 높아져서 내야할 보험료도 증가했다는 의미입니다. 시장 참여자들이 그만큼 미국 연방정부가 망할 수 있다는 우려를 ‘돈’으로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시장 참여자란 사람들이 날고 긴다는 전세계 금융회사들이니 허투루 넘길 수 없는 것이죠. 사실 CDS와 CDS프리미엄에 대해선 짧게 개념만 아셔도 신문 기사를 읽고 이해하시는데 큰 무리가 없습니다. 다만 이 참에 CDS란 무엇이고 CDS를 왜 쓰는지 조금 교과서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2023.05.18 15:23美SVB사태, ‘매도가능증권’을 알아야 진짜다 [투자뉴스 뒤풀이]
최근 금융 시장에 가장 핫한 소식은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입니다. 미국에서 16번째로 큰 은행이 망했으니 그럴 법도 한데 더군다나 주 고객이 기술 스타트업이라고 하니, ‘미국은행 + IT기업 = 초대형 이슈’가 됐습니다. 다행히 SVB파산 이후 당국이 적극적으로 나선 덕에 일단락이 되는 분위기입니다. 이번엔 일단 SVB사태에 대해 간략히, 알기 쉽게 설명을 드리고, 이 모든 문제를 촉발시킨 '만기보유증권'과 '매도가능증권'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SVB는 지난 8일 유동성을 확보하겠다면서 보유했던 미 국채와 MBS 등을 내다 팔았습니다. 이들은 모두 '매도가능증권'으로 분류된 것들입니다. 그런데 이때 손실이 18억달러 날 것으로 추정했고 이를 그대로 공시했죠. 그러자 사람들이 계산기를 두드려봤습니다. 18억달러 손실이 난 매도가능증권 말고, 만기까지 보유하겠다고 공시해 둔 채권(만기보유증권)들을
2023.03.18 08:01인도 최고 부자 뒤흔든 공매도 전문 투자자…한국엔 왜 없지? [투자뉴스 뒤풀이]
사실 인도는 그 경제적 규모나 성장세에 비해 우리에겐 신비의 나라, 특이한 여행지 등 문화적으로 좀더 관심이 가는 나라입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집계된 인도 관련 펀드 수는 24개로, 중국(181개)에 비하면 매우 적죠. 하지만 그런 인도가, 정확히 말하면 인도의 한 재벌 기업이, 국내 독자들께도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가우탐 아다니 회장이 이끄는 아다니그룹이죠. 개인적으로 15년 전쯤 인도에 약 1년 간 머물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만해도 아다니그룹은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타타그룹에 대한 인도 국민들의 존경심은 피부로 느껴질 정도였고 릴라이언스그룹은 통신시장을 평정하면서 승승장구했는데 말이죠. 찾아보니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같은 지역 출신으로, 정부와 손을 맞잡고 요 몇 년 사이 빠르게 성장한 기업이라고 하네다. 지난해 말에는 아다니 회장이 전세계 부자 3위에 오르기까지 합니다. 그런 거대 기업이 지난달 24일부터 휘청이고 있습니다. 바로 미국 힌덴버그 리서치라는 곳이 발
2023.02.19 08:36희망퇴직 받으면서 성과급 잔치는 왜?…회계 기본원리 다시 보기 [투자뉴스 뒤풀이]
연초 경제신문에서 가장 핫한 소식은 은행들의 희망퇴직 물결입니다. 어디는 몇백명이라더라, 어디는 수천명이 넘는다 등등. 그런데 다른 한편에선 은행들이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있다는 말도 나옵니다. 문 닫을 판이라면서 사람 자르는데, 동시에 돈을 펑펑 쓴다? 모순적이지 않나요? 이번엔 사회적, 도의적 판단은 접어두고 희망퇴직 칼바람이 부는데 성과급 잔치가 나오게 된 이유를 회계 원리로 살펴볼까 합니다. 혹시 제가 연재하는 ‘투자뉴스 뒤풀이’를 꾸준히 보신 분이라면 이번 기사가 첫 연재물과 거의 똑같다는 점을 눈치채셨을 것입니다. 첫 게재 기사는 선수수익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투자뉴스 뒤풀이] 돈 벌었는데 빚이라고?…‘선수수익’으로 이해하는 회계 기본) 이 기사에서 회계의 기본 원리인 발생주의(accrual method)와 수익과 비용의 매칭(matching)에 대해 설명드렸습니다. 또 “[투자뉴스 뒤풀이] 건물값 올랐
2023.01.29 07:07당신이 복권을 꼭 사야하는 경제(학)적 이유 [투자뉴스 뒤풀이]
지난주 미국에서 우리 돈 1조6000억원(13억5000만달러)의 ‘잭폿’이 터졌습니다. 29년 간 나눠 받거나 일시불로 받을 수 있다던데, 일시불로 받으면 9000억원(7억2460만달러)에 달한다는군요.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지난해 4월 발표한 한국 부자 순위를 보면 36위에 오른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이사가 12억달러이니깐, 단숨에 한국에서 손꼽히는 부자가 될 수 있는 거액입니다. 더군다나 부자들 자산은 대부분 주식이나 부동산으로, 당장 손에 현금 9000억원을 쥐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겁니다. 재벌집 막내아들이 아니라 그냥 바로 재벌되는 겁니다. 혹시나해서 짧게 말씀드리면, 당첨되면 29년 간 나눠 받지말고 꼭 일시불로 받아야 합니다. 29년 간 물가상승률을 무시할 수 없고 재투자 수익률을 감안하면 당장은 1조6000억원이 더 커보이지만 눈앞의 9000억원이 최종적으로 훨씬 이익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복권 이야기가 나오면 꼭 한마디씩 훈수를 두는 분
2023.01.21 0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