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은 공포에 떠는데 ‘공포지수(VIX)’는 왜 덤덤할까? [투자뉴스 뒤풀이]
지난해 미국 증시(S&P500)는 19%가량 하락하는 등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한 해를 보냈습니다. 한 마디로 시장이 공포에 덜덜 떨었습니다. 그런데 하나 특이한 점이 있었습니다. 정작 '공포지수'라 불리는 VIX는 간간이 기껏해야 30을 살짝 웃돌 뿐이었다는 것이죠. 물론 VIX가 어느 수준을 넘어야 확실히 시장이 공포에 짓눌렸다고 말할 수 있는 절대 수치는 없습니다. 다만 2008년 VIX지수가 80에 육박했던 걸 떠올리면 지난해 3월 기록한 최고 수준(36.45)은 오히려 평온해 보입니다. 이후 VIX는 S&P500이 계속 하락하는 와중에도 최고점을 새로 쓰지 못했습니다. 그게 뭐가 문제냐고 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시장 변동성이 커질 때, 즉 주가가 마구 떨어질 때 VIX는 경고방송과 같은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중요합니다. 실제 연초 증시가 하락할 때 낙관론자들은 VIX가 아직 30도 안 됐는데 무슨 하락장이냐며 걱정마라는 말을 했죠
2023.01.07 07:232023년 투표권 바뀌는 FOMC, 2022년과 얼마나 달라질까 [투자뉴스 뒤풀이]
2022년의 주인공은 단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입니다. 오늘은 연준이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투표에 대해 알아보고, 2023년 어떻게 바뀔지 가늠해 보겠습니다. 올해 연준은 총 8번 FOMC정례회의를 열었습니다. 1월, 3월, 5월, 6월, 7월, 9월, 11월 그리고 오는 12월 13일부터 이틀 간 마지막으로 엽니다. 이 가운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을 하는 건 3, 6, 9, 12월입니다. 전세계 시장이 모두 파월 의장의 입을 주목하죠. 슬슬 새해가 다가오면서 2023년 연준이 어떻게 바뀔지 여기저기서 기대가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2022년은 유달리 매파적 위원들이 다수를 차지하면서 기준금리 인상이 가팔랐다는 지적이 강했습니다. 그럼 우선 FOMC는 어떻게 구성되고 투표는 어떻게 하는지 간략히 살펴 보죠. ▶2023년 FOMC는 1월, 3월, 5월, 6월, 7월, 9월, 11월, 12월 FOMC정례회의를 엽니다. FOMC
2022.12.03 07:54목표주가는 내리는데 투자의견은 요지부동? 목표주가가 뭐길래 [투자뉴스 뒤풀이]
요즘처럼 시장이 안 좋을 때면 으레 등장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주가가 이렇게 뚝뚝 떨어지는데 왜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낸 보고서에 '매도'(sell)의견은 없냐는 것입니다. 특히 목표주가(target price)는 낮추면서 투자의견은 요지부동인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이번엔 애널리스트가 어떻게 목표주가를 산정하는지, 그리고 투자의견은 어떻게 내는지 간략히 알아보려 합니다. 우선 가장 먼저 유념하셔야 하는 건, 가치(value)와 가격(price)의 차이입니다. 가격은 말 그대로 마트에서 물건을 살 때 지불해야 하는 물건값입니다. 주식시장에선 주가죠. 내가 생각할 때 두부 한 모에 1000원이면 될 것 같은데 700원에 판다면 이 두부는 싼 것입니다. 가치는 1000원인데 가격은 700원이니까요. 목표주가란 이렇게 애널리스트가 판단한 주식의 가치입니다. 그럼 그 가치는 어떻게 구할까요? 꽤나 어려운 용어들도 막 나오고 하는데, 마트에서 두부 한 모 고르는 것과 아무
2022.10.29 07:39ETF·펀드 장기투자 다짐한 당신, 운용사만 좋은 일 시킬 수도 있습니다 [투자뉴스 뒤풀이]
장기투자는 투자철학 측면에선 미덕으로 여겨지지만 실천의 영역에선 도전과제에 가깝습니다. 지난해 국내외 증시가 크게 오를 때 장기 투자를 다짐하셨던 분들도 많으실 겁니다. 당시 장기 투자는 다짐의 문제가 아니라 현실의 즐거움이었죠. 하루가 다르게 오르니 내일도, 내년도, 십년 후도 그럴 것이라 들떴을 겁니다. 하지만 장기 투자가 정작 절실하고 빛을 보는 건 지난해와 같은 상승장이 아니고 최근과 같은 극심한 변동성 장세입니다. 떨어진 수익률을 만회할 수 있는 가장 큰 힘은 결국 시간이니까요. 언제가 될지 모를 그날까지 잘 버티기 위해 정말 중요한데 많은 분이 간과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운용보수(수수료)입니다. 직접 투자 시 거래수수료는 그때그때 눈에 보이니깐 많은 분이 조금이라도 싼 증권사, 우대 계좌를 적극 찾고 계십니다. 그에 비하면 펀드나 ETF 운용보수에는 비교적 관심이 적습니다. 직접적으로 당장 내 지갑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건 아니니까요. 하지만 소수점에 불과한 운용보수가
2022.10.01 08:15[투자뉴스 뒤풀이] ‘커버드 콜’로 이해하는 수익 증대·헤지(hedge) 전략
최근 여러 운용사에서 앞다퉈 '커버드 콜'(coverd call) 전략을 활용한 상품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시장이 횡보하는 상황에서 콜옵션 매도 프리미엄만큼 추가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커버드 콜 전략의 핵심입니다. 다만 최근 커버드 콜은 그 자체보다는 따박따박 안정적인 현금수입을 원하는 투자자를 위한 월배당 상품과 합쳐져 수익을 높이는 수단으로 쓰이는 분위기입니다. 아무튼 커버드 콜이 여기저기서 나오니 이번엔 커버드 콜에 대해 설명을 하면서 옵션 등 파생상품을 이용해 어떻게 수익률을 높이거나 보전할 수 있는지 다양한 전략들에 대해서도 간략히 말씀을 드릴까 합니다. ▶옵션 같은 파생상품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르시나요? 변동성이 널을 뛰는 가상자산이 등장하면서 파생상품에 대한 관심이 조금 줄어든 것 같긴 하지만, 적은 돈으로 일확천금을 노릴 수 있는 투기수단이란 인식이 있죠. 주식하다 망해서 선물·옵션에 손댔다가 패가망신한다는 말을 농담처럼
2022.09.09 07:45[투자뉴스 뒤풀이] 개미는 정말 기관을 이길 수 없나?…오해와 진실
벌써 가을이 오네요. 주식투자자분들의 수익률이 뜨거웠다면 좋겠지만 많은 분들이 수익률에 열만 받으셨을 것 같아 자본시장 소식을 전하는 기자로서 마음이 무겁습니다. 이때쯤이면 어김없이 주요 기관투자자들의 상반기 수익률 소식이 들려 옵니다. 대표적인 곳이 세계 최대 국부펀드인 노르웨이 국부펀드죠. 또 기관과 개인 할 것 없이 모범사례처럼 따르려는 미국 대학기금들의 성과 소식도 들려옵니다. 흔히 개인투자자는 기관을 이길 수 없다고 하죠? 그런데 또 막상 뜯어보면 그런 것 같지도 않습니다.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연금 주식 수익률이 얼마였는지 아시는지요? 10% 조금 넘습니다. 지난해 테슬라, 애플 같은 미국 대형주만 몇개 적당히 투자했어도 20~30%는 우습게 번 개인투자자 분들이 많으셨을 겁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제일 똑똑하고 주식 잘 안다는 사람들이 나보다도 못 벌었다니! 실제 몇몇 주식유튜브 하시는 분들이 국민연금을 조롱하면서 자기에게 투자금 맡기라는 홍보를 하시는 것도 봤습니다.
2022.08.27 14:47[투자뉴스 뒤풀이] 60:40 분산투자는 끝?…분산투자의 기초 이해
7월 말에 골드만삭스에서 재미난 보고서가 올라왔습니다. 전통적으로 분산투자의 대명사로 여겨지던 주식과 채권의 60대 40 분산투자가 올해들어 최악의 성과를 보였단 것입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S&P500과 10년 만기 미국 국채를 60대 40 비율로 투자했을 때 올해 상반기 수익률은 약 -20%라고 합니다. 사실 60대 40 분산투자는 엄격한 공식이나 추론에 따른 것이 아닙니다. '이러면 어떨까'라는 단순한 생각에 따른 것입니다. 그럼에도 이 단순하기 짝이 없는 포트폴리오는 코로나19 이전 10년 간 위험조정 수익률의 3배에 달하는 성과를 보여줬다고 골드만삭스는 강조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주식과 채권으로만 구성한 이 60대 40 포트폴리오가 위험대비 보상을 극대화하는데 1900년 이후 평균적으로 최적의 비율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만큼 유용했던 셈이죠. 하지만 올해는 치솟은 인플레이션이 주식과 채권의 분산효과를 거의 없어지게 만들었습니다. 인플레이션은 채권을 짓누
2022.07.30 11:03[투자뉴스 뒤풀이] 90년대 800원에서 지금은 1300원…한국은 더 부유해졌는데 왜 원화가치는 낮아졌나
요새 가장 뜨거운 화두는 환율인 듯합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예사로 넘으면서 여기저기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죠. 달러를 기준통화(base currency)로 하는 우리 환율 표기상 환율이 오르면 그만큼 원화 가치가 낮아졌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가끔 이런 궁금증을 제기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1990년대 말 외환위기 전엔 달러당 700~800원 수준이었던 원/달러 환율이 왜 국민들이 더 잘 살게 되고 나가경제도 발전한 지금 1300원을 넘나드냐는 것이죠. 나라가 더 잘살게 됐는데 그 나라의 통화 가치는 왜 떨어졌냐는 의문입니다. 우리가 잘 살게 되면 그만큼 국가 경제도 튼튼해졌단 뜻이니 원화도 강해져야 맞는 것 아니냐는 것이죠. 일단 이는 나라 경제가 곤두박질치면서 화폐 가치가 폭락한 일부 나라들, 아프리카 짐바브웨나 중남미 베네수엘라 같은 나라들 때문에 생긴 오해인 것 같습니다. 당장 내일 환율이 어떻게 될지는 환율 전략가가 아니라 뭐라고 말씀은 못 드리
2022.07.02 14:05[투자뉴스 뒤풀이] 자사주, 매입보다 소각이 더 중요한 씁쓸한 이유
올해 들어 부쩍 증권 뉴스에 많이 등장하는 게 바로 자사주 매입(stock buyback 혹은 repurchase)입니다. 6~7년 전부터 배당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았는데 이제 자사주까지 신문기사에 많이 언급되는 걸 보니 주주가치 제고, 주주환원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진 것을 절감하게 됩니다. 그런데 자사주 관련 기사들을 보다보면 조금 씁쓸한 부분도 있고, 크게 지장은 없지만 엄밀히 말해 틀린 부분들도 있어서 간략히 짚고 넘어갈까 합니다. ▶가장 먼저, 자사주 매입은 회사(법인)가 회삿돈으로 자기 회사 주식을 사는 것을 뜻합니다. 때문에 오너나 경영진, 주요 임원이 회사 주식을 사들인 걸 자사주 매입 혹은 자기주식 매입이라고 표현하면 틀린 것입니다. 그건 그냥 여타 주식거래와 동일하게 해당 회사 주식을 산 것입니다. 아마도 표현의 편리를 위해, 또 오너나 경영진 관련 뉴스의 임팩트를 높이기 위해 관례처럼 써온 게 아닐까 추측됩니다. ▶다음으로 많이 언급되는 것이 자사주
2022.06.10 12:50[투자뉴스 뒤풀이]알쏭달쏭 투자용어②…헤지(hedge)
▷알쏭달쏭 투자용어①…꼬리위험(tail risk) ▷알쏭달쏭 투자용어②…헤지(hedge) ▷알쏭달쏭 투자용어③ 중립(neutral) ▶알쏭달송 투자용어, 다음은 헤지(hedge)입니다. 주식투자를 많이 하면서 이제 헤지는 아주 흔한 용어가 되었습니다. 헤지의 어원은 '울타리를 친다'입니다. 옛날옛날 늑대들로부터 양을 안전하게 지키려면 울타리가 필요했습니다. 이걸 금융투자업계로 적용하면, 양은 주식 수익률 같은 '지켜야할 기초자산'이고, 늑대가 '위험'(risk)입니다. 울타리가 헤지 수단(hedge instrument)입니다. 내가 양을 100마리 지켜야 하는데 울타리 1개로 10마리를 지킬 수 있다고 하면 울타리를 10개 사면 됩니다. 그렇게 울타리를 치는 헤지를 해놓으면 위험은 소멸됩니다. 흔히 접할 수 있는 게 환헤지(currency hedge)입니다. 해외 투자 펀드 상품을 보면 상품명 맨 끝에 (
2022.05.27 1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