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슈섹션] “단순ㆍ반복 업무를 수십년간 해왔기 때문에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없다”는 법원의 판결에 직장인들이 분노하고 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판사 강석규)는 중국집에서 야간 주방장으로 일하다 뇌출혈로 숨진 박모(당시 51세) 씨에 대해 “박 씨의 업무는 단순히 반복적이고 중간에 휴식시간이 있어 육체적 부담이 크지 않다”면서 업무상 재해를 인정하지 않았다.

법원은 “30~40년간 같은 일을 했기 때문에 주방장 업무에 충분히 적응했을 것”이라면서 “사망 무렵 박 씨의 건강이나 뇌혈관에 영향을 줄 정도의 의미있는 업무 환경의 변화나 업무량 증가는 없었다”고 판단했다.

박 씨는 지난해 5월 서울 시내 한 중국집에 취직해 야간 주방장으로 일하다 4개월 뒤 갑자기 피곤함을 호소하며 쓰러졌고 뇌출혈 수술을 받았다. 이후 요양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았지만 회복하지 못하고 같은 해 12월 폐렴으로 숨졌다.

법원은 이에 대해 “뇌출혈은 업무와 무관하게 기존에 발생한 뇌동맥류가 자연적으로 파열돼 발생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박 씨의 아버지가 근로복지공단에게 “유족 급여와 장의비를 지급해달라”면서 낸 소송은 패했다.

네티즌들은 “현실을 모르는 판결”이라면서 분통을 터뜨렸다. 아이디 ‘만사대길’은 “부장 판사는 중국집 주장에 들어가 하루 일해보고 판결해보라”면서 “한나절도 안돼 119에 실려간다”고 말했다.

아이디 ‘뫼산’은 “법원이 노동의 의미나 가치도 모르고 법전만 앵무새 같이 지저귄다”고 맹비난했고, “죽도록 일하면 죽은 사람만 병신된다”면서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네티즌도 있었다.

법원의 판결은 공무원과의 형평성 문제로 불똥이 튀었다. 네티즌 상당수는 과거 산재 판결을 지적하며 “공무원은 회식에 참석해 술 먹고 귀가하다 사고나도 산재 처리된다”고 말했고, 아이디 ‘jjoongjae’는 “약자에게 한없이 강하고 강자에게 한없이 약한 것이 우리나라 법”이라고 비꼬았다.


test10298@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