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치투자의 대가’이상진 신영자산운용 사장 인터뷰

국민연금 등 큰손들 압력 높아져 배당률 고정금리 수준까지 오를것 돈 못버는 운용사 존재이유 없어 서민들 위한 펀드 만드는게 목표

“앞으로 10년 안에는 투자자들이 배당을 통해 돈을 버는 ‘국민주 시대’가 도래할 거라고 봅니다.”

‘가치투자의 명가(名家)’ 신영자산운용의 이상진(59ㆍ사진) 사장은 30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가치투자의 핵심은 어떤 기업이 향후 배당을 많이 줄 것인지 예측하는 것과 같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이 사장의 투자철학은 단순하면서도 명확하다. 배당을 금리 이상으로 많이 주는 기업일수록 주가도 많이 오른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의 60년 주식 통계를 보면 배당수익률이 좋았던 기업들이 캐피탈 게인(주가상승 이익)도 가장 높았다”면서 “그만큼 대주주의 경영철학이 확고하고 기업의 경영도 양호함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한국 기업들도 배당 비중이 점점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국민연금, 운용사, 보험사 등 큰 손들의 압력이 높아지고 있는데다 기업 오너들도 과거처럼 회사돈을 마음대로 쓸 수 없기 때문에 배당을 통해 정당하게 받는 길을 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신영운용의 경우 현재 보유지분 5%가 넘는 기업이 80여개에 달한다.

이 사장은 “기업의 오너들도 국민연금이나 기관들과 잘 연대해야 경영권 유지가 가능한 상황이어서 배당 압력을 수용할 수 밖에 없다”면서 “향후 배당수익률이 고정금리 수준까지 올라가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증시 전망에 대해서도 이 사장은 “시장은 간단하게 접근해야 보인다”면서 “정확한 시점이야 아무도 모르지만 반등할 수 있는 모멘텀은 반드시 생긴다”고 말했다.

특히 코스피가 장기간 박스권에 머무르고 있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내 증시가 20% 정도 저평가돼 있는 점을 반등 이유로 꼽았다.

이 사장은 “7년째 증시가 박스권에 머무르며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데 이는 상승 에너지를 축적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과거의 예를 보면 시장은 특별한 시그널 없이 올라갈 때가 가장 무섭게 올라갔다”고 진단했다.

코스피 2000선 언저리마다 반복되는 펀드환매 추세에 대해서도 “펀드를 환매하더라도 막상 돈이 갈 데가 없다”면서 조만간 환매세가 진정되고 빠져나간 자금도 돌아올 것으로 예측했다.

자산운용업계의 맏형인 이 사장은 1996년 신영운용의 창립멤버로 합류해 2010년 사장에 선임됐다. 신영운용만의 투자철학을 확고하게 지키면서 누적 수익률 400%가 넘는 ‘마라톤펀드’와 ‘밸류고배당펀드’의 성공을 이끈 주역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지난 3월 출시한 ‘통일코리아펀드’ 역시 최근 수탁고 200억원을 돌파하며 순항중이다. 그는 “통일펀드도 결국 가치주 펀드의 하나”라며 “건설ㆍ통신ㆍ에너지(인프라)ㆍ식량ㆍ제약 등 50~60여개 종목에 투자하고 있는데 중장기적 전망도 나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사장은 “주식 투자의 기본은 돈을 제일 잘 벌 수 있는 기업가를 고르는 것”이라며 “따라서 사람을 보는 눈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자들도 영업창구 직원의 말에 의존하기보다는 좋은 운용사와 펀드매니저를 직접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고객에게 돈을 벌어주지 못하는 운용사는 존재의 이유가 없다”면서 “은행 이자보다 플러스 알파 수익을 꾸준히 내고 궁극적으로는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펀드를 계속 만들어 가는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권남근ㆍ양대근 기자/bigroot@heraldcorp.com

사진=이상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