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다시 굴러 떨어질 것을 뻔히 알면서도 산 위로 바위를 계속 밀어 올려야 하는 형벌을 받은 시지푸스의 저주인가’
18일 코스피 2000선이 또다시 위협받고 있다.
감산 합의 불발과 일본 지진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 2000선 돌파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 등이 출회되며 코스피 하락을 이끌고 있다.
특히 17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주요 산유국들이 산유량 동결 논의를 위해 회동했지만, 결과 없이 회의를 끝냈다는 소식이 악재로 작용했다.
이 영향으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와 브렌트유 가격은 아시아 시장에서 6% 이상 급락했다.
지난주 2015포인트를 넘기며 연고점 경신에 이어, 차익실현 매물에 다시 지수가 주저 앉는 등 부침이 심하다.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아지면서 상승탄력이 둔화된 가운데, 전문가들은 실적호전주를 중심으로 대형주에 관심을 가질 것을 조언한다.
▶재료는 외국인 자금=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5일 코스피는 장중 2016.95까지 오르며 연고점을 경신했다.
지난해 12월 1일(2023.93)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18일 코스피는 국제유가 감산 실패로 인한 유가하락 영향과 투자자들의 차익실현으로 장초반 2000선이 깨졌지만, 이후 낙폭을 줄이며 2000선 근처에서 공방을 거듭하고 있다.
최근 코스피 상승 재료는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심리 강화가 꼽힌다. 2월 이후 4조 6000억원가량 유입된 외국인 자금이 지수상승을 이끌었다.
이 자금은 대부분 MSCI지수(모건스탠리캐피털 인터내셔널 지수) 등 인덱스를 추종하는 펀드의 기계적 매수로 추정된다. 미국 금리인상이 느린 속도로, 점진적으로 진행 될 것이라는 시장 예상과 중국 수출 지표 개선 등 중국 경기가 바닥을 지났다는 시그널에 위험자산 선호도가 높아진 탓이다.
2월 이후 외국인은 철강ㆍ화학ㆍ조선ㆍ정유 등 저평가된 경기민감업종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양대용 삼성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심리 확산으로 대형주 투자모멘텀이 부각되고 있다”며 “경기민감주는 장기 소외에 따른 수급공백과 철강ㆍ화학ㆍ조선ㆍ정유 등 주요 업종의 실적 바닥 통과로 긍정적인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밸류에이션 부담…그래도 오르는 종목은=코스피 2000선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11배다. 밸류에이션부담이 커진 상황으로추가적인 상승에 탄력이 붙기 어렵다고 보는 이유다.
다만 대형주에 매수세가 몰리는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수출이 살아나며 글로벌 경기방향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주 발표된 중국 3월 전체 수출 증가율은 11.2%였으며, 대유럽 수출은 17.9%나 증가했다.
안현국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신흥국 경기가 좋아지면 경기민감주 내 주요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MSCI 신흥통화지수와 증권ㆍ기계ㆍ철강ㆍ조선 업종의 평균 주가의 상관관계가 0.97에 달한다”고 말했다.
어닝서프라이즈로 1분기 실적시즌을 화려하게 시작한 삼성전자를 비롯, 정유 및 화학업종 등 실적 양호한 대형주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00선에서 펀드 환매가 기계적으로 출회될 가능성이 높아 2000선 안착에는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양호한 실적이 실적 시즌의 긍정적 분위기를 이끌 것”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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