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제20대 총선 결과 16년 만에 여소야대(與小野大) 정국이 펼쳐지자 금융권에서는 새누리당의 ‘한국형 양적완화’ 추진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와 함께 은산분리 규제를 풀어 인터넷전문은행을 적극 지원한다는 금융당국의 계획도 실행에 옮기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형 양적완화는 대형 정책 이슈가 없었던 이번 총선에서 금융권의 가장 큰 관심을 받은 공약이었다.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이 산업금융채권과 주택담보대출증권(MBS)을 직접 사들여 시중에 돈을 푸는 정책이다. 이를 통해 기업의 구조조정을 지원하고 가계부채를 해소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해 경기를 부양하는 전통적 통화정책의 ‘약발’이 더이상 먹히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4ㆍ13 총선에서 강봉균 새누리당 공동선대위원장이 들고 나온 ‘한국형 양적완화’의 추진이 사실상 어려워졌다. 한국은행이 직접 산업은행과 주택금융공사의 채권을 사들여 시중에 돈을 풀고 경기를 부양하자는 게 새누리당의 주장이다. 그러나 원내 제1당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해 국민의당과 정의당 등은 양적완화 효과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사진=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4ㆍ13 총선에서 강봉균 새누리당 공동선대위원장이 들고 나온 ‘한국형 양적완화’의 추진이 사실상 어려워졌다. 한국은행이 직접 산업은행과 주택금융공사의 채권을 사들여 시중에 돈을 풀고 경기를 부양하자는 게 새누리당의 주장이다. 그러나 원내 제1당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해 국민의당과 정의당 등은 양적완화 효과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사진=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새누리당은 이를 위해 한국은행법을 손질한다는 방침이다. 한은이 정부 보증 없는 산금채와 MBS를 직접 매입할 수 있게 한 개정안을 20대 국회 개원 후 100일 안에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도 조만간 양적완화 실현 가능성을 검토하고 관련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전해졌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연 1.5%인 현재 기준금리는 주요국에 비하면 높은 수준”이라면서 한은의 금리정책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문제는 국회다. 새누리당이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함으로써 개정안 입법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더불어민주당이 반대하고 있고 중도를 표방하는 국민의당도 부정적인 입장이다. 개정안이 발의되더라도 소관 상임위원회인 기획재정위 단계에서 막힐 수 있다.

한은 내부에서도 부정적 분위기가 감지된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30일 취임 2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특정 정당의 공약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도 “한국은행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가 최근 통화ㆍ재정ㆍ구조개혁 ‘3박자’를 거듭 강조한 것도 이 같은 의도가 깔린 게 아니겠느냐는 분석이 나온다.

하반기 출범하는 인터넷전문은행을 위해 은산분리 규제 완화를 추진한다는 계획도 실행 여부가 불투명해질 전망이다.

새누리당은 19대 국회에서 산업자본의 인터넷은행 의결권 지분 보유 한도를 4%에서 50%까지 늘리는 은행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내놨지만 야당의 반대에 부딪혀 사실상 좌초된 상태다.

20대 국회에서도 야당의 동의를 자신하기 어렵다. 국회 정무위 야당 간사인 김기식 의원은 최근 자신의 SNS에 “은산분리 원칙은 더불어민주당의 대선공약이자 당론이라는 점에서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180석을 넘기지 않는 한 야당이 원칙을 지켜낼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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