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개그맨 이수근은 웹예능 ‘신서유기1’에서 조용히 있었다. “눈치만 보다 왔다”고 스스로 말한다. 이승기와 은지원이 주된 역할을 담당했고, 자신은 죄인 캐릭터로서 말을 아꼈다.
하지만 이수근이 JTBC ‘아는 형님‘에서는 분위기를 끌고간다. 웃음 잽을 계속 날린다. 또 KBS 2TV ‘동네스타 전국방송 내보내기’에서 이수근은 친근함을 무기로 전국을 돌며 우리 이웃, 서민들과의 만남을 자연스럽게 만들고 있다.
이수근이 9일 방송된 ‘아는 형님‘에서 강예원과 콩트 할 때는 안 웃을 수가 없었다. ‘수근신(神)’이 왕림한 순간이었다. 강예원이 상담가로서 자질을 보여주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이수근의 대응도 리얼과 예능을 오가는 재미를 주었다. 강예원이 이수근에게 “너는 겁도 많아. 다시 나쁜 짓 안할 거야. 가족들이 고생한 것 생각해봐”라고 할 때는 이수근의 리얼 다큐를 보는 것 같았다.
강예원은 영화 ‘뷰티 인사이드’를 패러디한 ‘남편 인사이드’로 7인의 멤버들과 각각 부부 연기를펼쳤는데, 7명중 이수근을 콩트 연기 1위로 꼽았다. 남편 이수근이 퇴근하고 아내 강예원 앞에서 옷을 벗어 러닝셔츠와 반바지 차림으로 남편을 연기하는 것은 자연스러움 그 자체였다.
이수근은 거의 일상이 콩트였다. 강예원이 서장훈이 예능을 잘 했다고 홈런볼 과자를 주자 이수근은 “농구선수에게 홈런볼 주면 안돼요”라고 했다.
예능인은 연예인중에서 물의를 일으키면 컴백하기 가장 어렵다. 이병헌처럼 연기자는 영화 ‘내부자들’에서 보여준 것처럼 캐릭터에 빙의돼 연기를 잘해내면 어느 정도 받아들여지지만, 예능인은 웃음의 수위 조절부터 난관에 부딪힌다. 음주 운전으로 자숙하던 노홍철이 몇몇 예능에 출연하고 있지만, 과감하게 지르지를 못한다. ‘무한도전‘에서 보여준 사기꾼 캐릭터가 자연스럽게 나올 때쯤에라야 완전한 재기가 이뤄질 것 같다.
그 점에서는 이수근도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말도 못하고 눈치를 보고 있었지만, 조금씩 ‘아는 형님’의 웃음을 이끌고 나가고 있다.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춰온 강호동과도 형님과 동생 ‘케미‘를 잘 살리고 있다. 이수근은 “복귀한 후 감이 떨어졌다거나 안웃긴다고 하시면, 그건 더 힘들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수근은 웃긴 만큼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불법도박으로 인해 생긴 비호감 이미지 때문에 예능 능력에 대한 평가를 제대로 못받는다. 이수근은 그 점을 뼈저리게 느끼면서 예능에 임하고 있을 것이다. ‘아는 형님’ 여운혁 PD도 “이수근이 안타깝다. 앞으로도 보여줄 재주가 많은데, 한번 실수가 무섭구나 하는 걸 느꼈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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