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종영까지 단 2회만을 남겨놓고 있는 ‘태양의 후예’는 드라마의 인기만큼이나 PPL(간접광고)도 화제를 모았다. PPL을 두고 갑론을박이 있지만 어쨌거나 기업 입장에서는 ‘대박’ 광고 효과를 누리고 있다.
‘태양의 후예’ PPL을 담당한 곳은 다름아닌 현대차 계열의 광고대행사 이노션이다. 이노션은 국내 종합광고대행사 중 유일하게 2009년부터 PPL 전담 조직을 가지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한 이노션 BPL(Brand Placement, 브랜드플레이스먼트)팀 서정우 부장은 “‘태양의 후예’는 군 부대, 병원, 재난 지역 등 드라마 배경의 특수성 때문에 일상생활과 연계할 수 있는 제품 노출이 쉽지 않았다”면서 “사전제작이란 특수성 때문에 PPL 제안을 거절한 기업도 있었는데, 해당 기업 입장에서는 충분히 후회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서정우 부장과의 일문일답.
▶‘태양의 후예’는 사전제작드라마다. 광고주 입장에서는 결정이 쉽지 않았을텐데, 어려움은 없었나. = 주지하다시피 ‘태양의 후예’는 100% 사전제작 드라마다. 즉 셀링 포인트(Selling Point)가 시청률 추이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출연진 캐스팅 및 대본만 가지고 광고 영업을 해야 했기 때문에 나름의 어려움이 있었다.
특히 사전제작 드라마의 경우 긴 준비 과정으로 마케팅 이슈 예측이 어렵다. 계절성 있는 제품이나 수명 주기가 짧은 제품 등은 더욱 어려웠다.
▶군부대, 재난지역 등 드라마 배경의 특수성도 한 몫 한 것 아닌가. = 맞다. ‘태양의 후예’는 재난 지역, 병원, 군부대 등이 주요 배경으로 일상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의 노출이 더욱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100% 사전제작이라는 한계를 갖고 있는 상태에서, 드라마 배경까지 제한되다 보니 광고주 섭외에 일부 난항을 겪기도 했다. 광고주 입장에서는 쉽게 광고를 내보내기가 어려웠을 것이고 이 점은 충분히 이해되는 점이다. 결과론이긴 하지만 드라마가 히트치고 나서는 PPL을 거절했던 일부 기업에서 후회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드라마가 방영되고 난 후 PPL 제품 매출 증대 여부에도 관심이 많은데? = 이노션의 업태는 광고대행업이라서 광고가 매출로 얼마나 이어졌는지에 대해서는 알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해당 회사에 문의하는게 빠르다. 일례로 현대차는 투싼이 3월 한 달 동안 5202대의 판매실적을 올렸다고 자료를 냈다. 올해 들어 최다 판매기록으로 신형 투싼이 송중기의 애마(愛馬)로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으로 분석했다.
몇몇 광고주들이 사전 제작이란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큰 지원을 했는데,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게 돼서 다행이다.
참고로 ‘태양의 후예’ PPL 제품은 현대자동차 투싼, 싼타페, 삼성전자 갤럭시, 라네즈, 정관장 에브리타임, 쌤소나이트 가방, 제이에스티나 쥬얼리, 서브웨이 샌드위치, 롯데칠성 아이시스 등이다.
▶ ‘태양의 후예’ PPL 2차 광고는 어떻게 되나.
= 드라마가 빅히트를 했기 때문에 드라마 속 일부 장면을 캡처해 활용하는 풋티지 광고(footage, 드라마 영상을 활용하는 광고)도 가능하다. 이를테면 송중기가 직접 투싼이나 싼타페를 직접 운전하는 드라마 속 장면을 캡처한 후 각종 광고에 활용하는 방법이 가능하다. 역으로 드라마 콘텐츠에 대한 저작권 관리도 중요하다. 극중 드라마 속 장면을 캡처해 무단으로 광고 및 홍보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초상권 및 저작권법에 위배된다.
▶PPL 광고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인가. = 일반적으로 PPL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몰입감과 자연스러움이다. 이를 위해 광고대행사에서는 대본 및 제품과 브랜드에 대한 고민과 이해력이 필요하다. PPL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PPL을 스토리 안에 자연스럽게 녹여 시청자들의 거부감을 줄이는 것이 포인트이다.
PPL은 드라마의 줄거리와 특정기업의 제품이 화학적으로 융합해야 한다. 창의적인 발상이 필요한 부분이다. 스토리 안에 제품을 녹이는 일이 간단치 않기 때문이다. ‘태양의 후예’의 경우 재난 지역에서의 스토리로 생활가전 등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작가실과 연출팀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해결했다.
▶PPL 광고가 과도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 제작비가 많이 드는 대작 드라마에는 PPL의 역할이 필수적이다. PPL 시장이 정착된 미국 할리우드의 경우 영화 제작비의 30% 정도를 PPL로 마련하고 있다. 다른 나라 일부 광고회사는 특정제품을 소재로 한 드라마를 직접 제작하기도 한다.
소비자가 좋아하는 연예인이 실생활과 비슷한 상황에서 제품을 쓰는 장면이 자연스레 노출되는 것이 PPL의 가장 큰 강점이다. 드라마의 재미와 품위에 손상을 주지 않고 리얼리티를 높이면서도 특정업체의 제품 가치를 녹이려고 노력한다.
▶ 이노션만이 가진 PPL 노하우가 있나.
= 이노션은 국내 종합광고대행사 최초로 PPL전담 조직을 만들었다. PPL을 시작으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마케팅과 관련한 여러 가지 신규사업을 펼쳤다. 사업성 강화를 위해 2008년 미디어본부에서 컨텐츠전략본부로도 이전했으며, PPL보다 적극적인 브랜디드 콘텐츠(Branded Contents) 사업을 진행하는 등 현재 연간 150억원 내외의 취급고를 기록하는 조직으로 성장했다.
전통적인 PPL에서 드라마 마케팅총괄이라는 새로운 영역까지 국내 PPL 업계의 최고 전문 기업이라고 자부한다. ‘아이리스2’와 ‘그 겨울, 바람이 분다’ 등에서도 다양한 PPL 광고기법을 선보여 호평을 이끌어낸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