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저는 더러운 여자이지만, 엄마입니다.’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이른바 ‘세모자’ 사건은 결국 전 국민을 상대로 벌인 사기극이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세모자 사건의 어머니인 이모(44) 씨와 그녀를 배후에서 조종한 무속인 김모(56·여) 씨를 구속했습니다.

이 사건이 처음 세상에 알려진 것은 1년 전 즈음입니다.

이씨는 목사인 남편이 흥분제가 든 약을 자신에게 먹인 뒤 다른 남성들과 성매매를 하게 했고 10대인 두 아들에게도 5~6살 때부터 똑같은 일을 시켰다며 작년 9월 처음으로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그로부터 한 달 뒤엔 서울에 있는 한 교회에서 두 아들과 함께 기자회견까지 열어 10년 넘게 남편으로부터 성매매를 강요당했다고 주장했죠.

이후 남편뿐 아니라 시아버지, 오빠, 형부 등 친인척과 일면식이 없던 사람들을 포함해 총 44명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며 올해 7월까지 서른여섯 차례에 걸쳐 11곳의 수사기관에 고소를 진행했습니다.

심지어 지난 6월에는 유튜브에서 본인을 ‘더러운 여자이지만 엄마’라고 소개하는 육성 인터뷰 영상을 올리기도 했죠. 이씨와 두 아들이 직업 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동일한 주장을 펼쳤습니다.

하지만 경찰이 막상 수사에 착수해보니 세 모자가 범행 시기나 장소를 정확히 밝히지 못하고, 진술도 엇갈린다는 점에서 주장의 신빙성을 의심하게 됩니다.

자연스레 무고 혐의를 의심하게 된 경찰은 조사 과정에서 배후에 김씨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게 됩니다.

이씨가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44명 중 상당수가 김씨와 금전 문제로 갈등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란 점을 발견한 것이 단서가 됐습니다.

또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녹취 파일엔 김씨가 이씨에게 ‘고소는 내가 아니라 내가 모시는 할아버지 신이 시킨 거다’, ‘내가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두 아들이 다치거나 죽는다’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이씨는 남편과 유학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직후인 지난 2006년 김씨를 처음 알게 됐습니다.

당시 병원에서도 잘 고쳐지지 않는 병을 앓고 있었는데 언니의 소개로 만난 김씨의 주술로 낫게 됐습니다.

그때부터 맹신적 추종이 시작됐고, 김씨는 계속해서 굿 값을 요구하며 수천만원을 강탈해갔고 2009년엔 벌써 수억원이 이 무속인에게 넘어가 있었습니다.

아이들도 김씨를 이모할머니로 불렀는데, 말을 듣지 않으면 죽을 수도 있다는 공포심과 엄마의 반복적 세뇌가 비이성적 심리종속 행동을 가져온 것으로 보입니다.

세모자 하니까 ‘세모녀’ 사건도 떠오릅니다.

서울 서초동에서 올 1월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가장이 주식 투자 등의 실패에 비관해 아내와 두 딸을 살해한 일이 발생했었죠.

작년 생활고에 못 이겨 동반 자살을 선택한 송파 세모녀 사건도 기억이 나는군요.

이처럼 자살, 살인, 사기극 등 각종 비극적인 결말과 엽기 행각들이 가족 단위로 벌어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가족해체의 그늘 속에서 가정이 더는 소속감과 안정감을 주지 못하는 장소로 변질된 것이 원인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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