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문숙ㆍ원승일 기자] 외적 충격에 시달리던 우리경제가 점차 정상궤도에 진입하면서 그 동안 외생변수에 가려 있던 현안들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이후 경기침체 방어와 성장세 회복에 정책의 초점이 맞춰지면서 우선순위에서 밀려났던 노동 등 구조개혁과 재정ㆍ연금 개혁, 건강보험료 개편 등의 현안들이 시급히 해결돼야 할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결국 개혁이 제대로 이뤄져야 경제체질도 강건해진다는 점에서 최경환 경제팀이 진검승부를 펼칠 때라는 주문이 대세다.
▶4대무문 구조개혁 어떻게 됐나= 노동ㆍ공공ㆍ금융ㆍ교육 등 4대부문 구조개혁은 저출산ㆍ고령화와 중국의 추격 등 대외환경 변화에 따른 구조적 위기를 돌파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적돼 왔다. 구조개혁의 골든타임으로 지목됐던 올 상반기에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해 하반기에 개혁에 속도를 내야 하는 상태였으나 지난달 터진 메르스 사태로 이렇다할 진전을 보지 못했다.
노동 부문의 경우 노사정위원회의 사회적 대타협이 실패한 후 정부 주도로 개혁 과제를 추진할 방침이나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내년도 정년 60세 연장과 관련해 청년층 고용절벽 완화를 위한 임금피크제 도입과 고용 유연성 확대, 노동시간 단축 등 노사간 갈등을 내재한 현안들이 시급히 해결돼야 할 과제다. 기업들도 노동정책의 불투명성이 하루빨리 해소되길 바라고 있다.
공공부문에 있어서도 정부는 공공부문이 임금피크제와 성과보상제 등 개혁의 선도역할을 해 민간에 확산하는 계기를 만들겠다고 천명했지만 갈길이 멀다. 공공기관 기능조정과 연기금 운용방식 개선 등도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금융개혁은 최근 규제완화와 해외투자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는 등 속도를 내고 있으나 고용창출 등 새로운 성장동력의 가능성을 보여주진 못하고 있다. 사상최저 금리로 넘쳐나는 유동성을 경제활력으로 연결할 금융혁신을 이루는 것도 주요 과제다.
▶성장은 흔들리고 과제는 산적하고= 경제 전망은 이미 암울하다. 정부는 3%대 성장을 자신하지만 국내외 전무기관들은 2%대를 기정사실화 했다. 4대 개혁 외에도 과제는 숱하다. 국가부채 누적의 주요인인 연금개혁도 불확실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공무원연금이 미흡하지만 개혁의 방향을 잡았으나 사학연금과 군인연금 개혁은 손도 대지 못하고 있다.
특히 재정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것도 간과할 수 없는 과제다. 고령화 진전에 따라 복지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도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대목이다. 최근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심의 과정에서 법인세 인상론까지 나오면서 세수확충 및 재정건전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미 성장 전망은 암울하다. 국내외 주요 기관들은 3%대 이하 성장을 기정사실화했다. 한국은행은 최근 올 성장률 전망을 기존 3.1%에서 2.8%로 0.3%포인트나 낮췄다. 해외 예측 기관들도 마찬가지다.
수출 의존형 경제 구조의 부작용도 심각하다. 올해 수출이 지난해보다 4% 이상 감소할 전망이다. 미국 금리인하는 큰 악재다. 외환보유액, 경상수지 흑자 등 대외건전성이 좋아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지만 경우에 따라선 자금이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추경 불쏘시개로 성장동력 찾아라= 정부가 추가부양책을 내놓았지만 정치권은 때아닌 국가정보원 해킹의혹 등으로 샅바싸움에 몰두하면서 경기회복의 골든타임이 속절없이 흘러가고 있는 형국이다.
우리 경제는 이미 메르스 이전부터 수출이 급감하고, 내수 부진에 허덕이는 등 경기 회복세가 정체되면서 성장 동력이 약해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이들은 또 단기적으로 소비와 투자를 자극하려면 추경이 조속히 집행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었던 수출이 부진한데다 극도로 위축된 소비, 투자 심리가 좀처럼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으면서 기업 경영실적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추경을 최대한 빨리 집행해 민간 소비와 투자를 자극하고, 장기적으로는 침체된 경제 분위기로 훼손됐던 성장 잠재력과 힘이 약해진 구조개혁에 매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도 “현재로서는 추경이 얼마나 신속히 실물 경제에 스며들게 하느냐가 침체된 경기 회복의 관건”이라며 “정부는 예비타당성 심사가 끝난 사업 등 신속히 추진해 가시적인 성과를 가져올 수 있는 사업부터 지원하되 경제 관리에 주력하면서 추가적인 경기 하락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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