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가짜 백수오 제품이 무더기로 유통돼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백수오 효능을 적극적으로 홍보했던 ‘쇼닥터(show doctorㆍ방송 출연 의사)’들이 백수오 함유 제품에 대한 맹신을 불러와 혼란을 가중시켰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쇼닥터들이 의학적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치료법을 무분별하게 소개해 대중들에게 그릇된 인식을 심어주는 행태가 이번 파동을 계기로 도마 위에 오른 것이다.
‘100세 시대’를 앞두고 건강이 전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최근 방송사들은 앞다퉈 건강정보프로그램을 편성하고 의사들을 패널로 출연시키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물구나무서기가 탈모에 좋다”, “유산균이 불임에 좋다”와 같이 논란의 여지가 있는 치료법이나 조언을 여과 없이 시청자들에게 전달해 시청자들에게 그릇된 건강상식을 심어주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번 백수오 파동은 이 같은 우려가 현실로 드러난 단적인 예다.
갱년기 증상 등에 백수오가 특효를 발휘한다는 일부 쇼닥터들의 얘기에 백수오 함유 제품이 마치 만병통치약으로 여겨지며 해당 제품에 대한 과도한 열풍을 몰고 왔다.
백수오의 폐경기 증상 완화 효과를 밝힌 임상 논문은 두 편에 불과한데다, 그마저도 백수오 제품 판매사인 내츄럴엔도텍의 관여 하에 작성돼 객관성이 의심되는 상황에서 쇼닥터들이 마치 이를 보증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이같은 일부 쇼닥터들의 행태는 자신이 운영하는 병원 홍보 효과 제고를 위해 의사로서의 공신력을 남용하는 행위라는 지적이다.
특히 홈쇼핑에 출연하는 일부 의사의 경우 자신의 병원과 사업적으로 연관된 건강보조식품이나 약품의 효능을 노골적으로 홍보하고 구매를 유도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일반 의사들은 쇼닥터들의 ‘쇼잉(showing.ㆍ보여주기)’ 에 불만과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경기 고양시의 한 내과 원장은 “환자들은 의료 현장에서 직접 환자를 보는 의사들의 말보다 방송에서 보는 의사들을 더 쉽게 믿는다”며 “하지만 자세히 보면 장사꾼들이 많다”고 경계했다.
문제가 불거지자 대한의사협회는 ‘쇼닥터 심의위원회’를 구성해 이들의 행태를 감시하겠다고 밝혔다.
신현영 대한의사협회 홍보이사 겸 대변인은 “의사라면 근거있는 의학지식을 중심으로 시청자 등에게 전달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방송 출연 의사가 진리인 양 말하는 것이 이번 백수오 파문처럼 부작용을 일어킬 소지가 다분해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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