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명품 카메라 라이카는 소형 카메라의 살아있는 역사로 불린다. 카메라는 20세기 초까지도 수십㎏에 달할 정도로 무겁고 한 번에 필름 한 장밖에 쓸 수 없었다. 이런 불편함을 한방에 해결한 게 라이카다. 1913년 오스카 바르낙이 개발한 ‘Ur-Leica’는 35㎜ 카메라의 원형으로 비로소 손에 쥐고 다닐 수 있는 소형 카메라 시대를 열었다.
라이카가 가장 활약상을 보인 분야는 보도사진이다. 1, 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 등 50년대까지 전쟁을 고발한 사진은 대부분 라이카 M3에서 나왔다. ‘결정적 순간’의 작가 카르티에 브레송은 이 35㎜ 라이카를 들고 스페인내전을 비롯해 소련ㆍ인도ㆍ중국ㆍ일본 등 세계 각지를 뛰어다니며 역사적 순간을 기록했다.
라이카 시리즈 중 M6는 많은 이들이 평생 소장하고 싶은 카메라로 주저없이 꼽는 카메라다. 자동기능이 없는 완전 수동형 RF식 M6는 조리개, 셔터속도, 초점 모두 손으로 조작해 노출을 맞춰야 한다. 필름 감도 역시 후면의 다이얼을 돌리는 식이다. 한 번의 셔터를 누르기 위해 양손을 부지런히 움직여야 하는 불편한 카메라다.
박노해 시인의 사진전 ‘다른길’이 조용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작가는 15년 길 위에서 라이카 M6, 35㎜ 렌즈로 ‘물질의 비약’을 이뤄낸 21세기 지구촌의 다른 모습을 한 컷 한 컷 담아냈다.
손님을 태우지 못한 채 말 옆에 망연히 앉아있는 티베트 여인, 순례길에서 생을 마감하기 위해서 기력을 다해 길을 걷는 할머니 등 한 장의 사진이 주는 묵직함은 언어를 뛰어넘는다.
이윤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