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상현 기자]과거사 사건에서 무죄 확정 판결을 받은 후 6개월 이내에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않으면 배상을 받을 수 없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박병대 대법관)는 1983년 조총련 간첩단 사건으로 무기징역 등을 선고받은 김모씨 등 피해자 4명과 가족 등 26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상고심에서 국가배상 책임을 인정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6일 밝혔다.
이들 4명은 일본에서 조총련 활동을 하는 친척을 만나고 편지를 주고받았다는 이유로 불법구금돼 1심에서 무기징역 등을 선고받았다. 재심에서는 무죄 판결을 받았다. 2011년 8∼9월 형사보상 결정을 받은 뒤 2012년 3월 가족과 함께 민사상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1심은 국가가 26명 모두에게 36억여원을, 2심은 25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2011년 9월에 형사보상이 확정돼 6개월 내에 손해배상 소송을 낸 김씨와 그 가족 등 5명에 대해서만 배상책임을 인정하고, 8월에 보상이 확정된 나머지 피해자 21명은 소멸시효가 지났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사실상의 장애사유가 있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객관적 권리 행사가 불가능하지 않다면 민법상 시효정지의 경우에 준하는 6개월의 기간 내 권리를 행사해야 한다”며 “다만 형사보상청구를 한다면 이 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 특수한 사정으로 인정되지만 형사보상결정 확정일로부터 6개월 내에 손해배상 청구를 제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대법원 3부(주심 민일영 대법관)도 ‘모자 간첩사건’으로 징역 7년 등을 선고받고 재심에서 무죄가 확정된 이모씨 등 5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들에게 약 20억원을 지급하라고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씨 등은 2009년 9월 무죄 확정판결을 받고 그해 10월 형사보상결정을 받았다. 그러나 이들은 형사보상일로부터 7개월여가 지난 2010년 5월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2009년 7월 재심의 무죄판결확정과 2009년 9월 형사보상결정이 있었음에도 원고들은 2010년 5월에 이르러 손해배상을 청구했다”며 “시효정지 경우에 준하는 6개월 기간을 모두 경과해 국가의 소멸시효 항변이 권리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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