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 광주지검 부장검사 보고서

속칭 ‘묻지마 범죄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묻지마 범죄를 저지르는 반인격성 장애 피의자 중엔 검사를 속여 기소유예를 받을 정도로 능수능란하게 거짓말을 하는 경우도 많아 주의해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 개그방송프로그램의 ‘나쁜 사람’ 코너에 나오는 등장인물처럼 동정심을 유발해 석방되는 피의자가 현실에서도 늘고 있다는 것이다.

김현철 광주지검 형사2부 부장검사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소위 묻지마 범죄의 효율적 분석과 대책에 대한 실무연구’라는 연구보고서를 ‘형사법의 신동향 39호’에 싣고 수사기관의 주의를 촉구했다.

반사회성 인격장애자가 저지른 범죄는 최근 급증하는 추세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묻지마 범죄는 2010년에 8건, 2011년에 7건이 접수됐지만 2012년에는 102건으로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묻지마 범죄는 대개 반사회성 인격장애자들이 저지르고 있는데, 이들은 겉보기엔 멀쩡해 보이지만 특정한 이유없이 반사회적 행동을 반복적으로 하는 특징이 있다. 실제로 중범죄자들의 50~75%는 반사회성 인격장애를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 부장 검사는 보고서에서 일부 검사가 반사회성 인격장애자들의 ‘눈물연기’에 속고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비슷한 유형의 묻지마 범죄를 5회 이상 저지르는 등 분명한 반사회성 인격장애자들이지만 검사들이 기소유예 처분을 하는 경우가 있다며 주의를 촉구했다. 눈물을 흘리며 진심으로 반성하는 것처럼 연기하는 그들의 행동에 범죄심리학 관련 지식이 부족한 검사들이 속아넘어간다는 것이다.

김 검사는 “반사회성 성격장애를 가진 범죄자들은 죄책감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조사자를 감쪽같이 속인다”며 “실제로 일선 검사들 중에 묻지마 범죄를 연속해 저지른 피의자를 기소유예 처분하겠다며 결재를 신청해 반려한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재현 기자ㆍ김다빈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