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이 다양한 이민 프로그램을 제시하며 중국 부호들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특히 재정적자와 실업률에 허덕이는 카리브지역과 남부유럽 국가들은 투자 이민 요건까지 완화하며 중국인 부호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1일 보도했다.
현금이 궁한 이들 국가는 중국 자본을 유치하기 위해 비자와 시민권 조건을 완화하고 있다. 중국 내 소요가 발생할 경우 가족과 자산을 보호할 계획을 모색하고 있는 중국인들이 그 대상이다. 홍콩 하비그룹의 이민전문 변호사인 장 프랑수와 하비는 “중국인을 겨냥한 세계 각국의 이민전이 이미 시작됐다”고 말했다.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곳은 동카리브해의 세인트키츠네비스, 앤티가 바부다 등이다.
세인트키츠네비스는 시민권 취득요건을 대폭 완화해 40만 달러(약 4억 4000만원) 이상을 부동산에 투자하거나 설탕산업다원화기금에 25만달러를 기부할 경우 시민권을 부여하도록 했다. 이 나라 여권을 가지면 여러 서방국가를 무비자로 여행할 수 있다.
남부 유럽에서도 투자 이민 유치를 위한 전쟁이 이미 시작됐다.
그리스 정부는 주거용 부동산에 25만 유로(약 3억 7000만원)를 투자하는 외국인들에게 5년마다 갱신가능한 체류비자를 내걸었다. 이 비자를 받으면 6개월 마다 90일간 거의 유럽 전역을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다.
포루투갈은 이미 지난해 50만유로 이상을 부동산 구입에 투자한 외국인에게 ‘골든 비자’를 발급했으며, 키프로스는 30만유로로 더 완화된 조건을 제시했다.
키프로스투자촉진청에 따르면 중국인들에게 지금까지 1000개의 부동산이 팔렸다.
키프로스투자촉진청 대변인은 “대부분 해변에 위치한 부동산 1000개가 중국인들에게 팔렸다”면서 “중국인들이 키프로스에서 편하게 지낼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인 투자자들에게 비자 획득이 이민의 전부는 아니라고 WSJ는 지적했다.
헝가리는 지난해 국채에 25만유로를 투자하는 외국인에게 5년 체류 비자를 발급했지만 중국인들의 관심을 끌지는 못했다. 이유는 중국인들은 대부분 부동산을 구입해 임대사업을 하거나, 향후 차익을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부자나라들도 중국인 이민자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다만 문턱이 조금 높을 뿐이다.
미국은 투자 이민 요건으로 50만달러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조건으로 걸고 있다. 2012년 9월말 기준 투자이민 신청자 7641명 가운데 80%가 중국인이다.
호주도 지난해 11월 채권과 기금 혹은 주식 투자상품 등 500만 호주달러를 투자할 경우 4년 체류 비자를 발급하고 있다. 5월 말 현재 신청자는 170명으로 역시 대부분 중국인이다.
한희라 기자/
hanira@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