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활약상·기여도 없이 스타성 앞세운 특급대우 먹튀논란
스타들의 방송 출연료는 잘 공개되지 않는다. 그런데 간혹 스타들의 출연료가 알려질 때가 있다. 공영방송인 KBS가 국정감사를 받을 때다. 2009년 국회 문방위의 KBS 국정감사에서 유재석이 ‘해피투게더’의 회당 출연료로 900만원을 받은 것이 알려졌다. 요즘도 예능인 중에서 최고 수준의 출연료를 받는 사람은 유재석과 강호동, 신동엽이다. 이경규와 탁재훈은 이들보다 약간 낮은 2위 그룹이다.
현재도 예능인 회당 출연료는 1000만원을 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예능 프로그램에서 유재석과 강호동, 신동엽 등 ‘1위 그룹’보다 훨씬 더 많은 출연료를 받거나 이들과 맞먹는 출연료를 받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바로 배우들이다. 지난 연말 막을 내린 ‘고쇼 GO SHOW’의 고현정은 공동 진행자였던 윤종신 정형돈 김영철, 세 사람의 출연료를 합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출연료를 받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고쇼’는 호스트인 고현정이 별로 큰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는 바람에 토크쇼의 정체성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고 볼 수 있어, 고현정은 출연료 ‘먹튀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화신’에서는 누가 가장 많은 출연료를 받아갈까. 신동엽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김희선이 훨씬 더 많은 출연료를 챙긴다. 기자는 ‘화신’의 출연료는 프로그램 전반을 이끌어 가는 신동엽이 가장 많아야 하고, 김희선과 윤종신이 비슷한 수준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아 형평성에서 맞지 않다는 말이 들린다.
군대 리얼 버라이어티 ‘진짜사나이’에서 출연료 1위는 김수로다. 김수로는 예능 고참인 서경석보다 훨씬 많은 출연료를 받는다. 반면 ‘진짜사나이’에서 본의 아니게 웃음을 담당하며 초반 인기를 견인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샘 해밍턴과 손진영 등 이른바 ‘구멍병사 1, 2호’는 고정 출연자 중에서는 매우 낮은 수준이다.
영화배우가 예능물의 출연료를 많이 받는 걸 반대할 생각은 조금도 없다. 예능 활약이 뛰어나다면 그들도 그만큼의 대우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더러 있어 효용성과 효율성 차원에서 예능 출연료 배분이 합리적이지 못하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렇다면 왜 배우들이 예능인보다 높은 출연료를 받아가는 것일까. 하나는 이미지 소모에서 오는 손실이다. 배우(발라드 가수 포함)가 예능에서 망가지면 본업인 연기를 하거나 발라드를 부를 때 위험부담이 있어 보험료나 감가상각 개념을 적용해 ‘+α’를 생각해 달라는 것이다. 예능MC나 개그맨들은 대책 없이 망가져도 되지만, 배우들은 그렇지 않다는 논리다.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계산이지만 이의 일률적 적용은 무리가 있다.
또 하나는 드라마와 예능 출연료를 연계시키는 논리다. 드라마에서 회당 출연료로 그 정도는 받기 때문에 예능 출연료도 그 수준을 받겠다는 것이다. 이는 드라마 주연의 회당 촬영시간이, 4시간 정도면 끝나는 토크 버라이어티의 녹화시간에 비해 훨씬 더 길기 때문에 설득력이 떨어지는 논리다.
최근 영화배우들이 TV 예능의 고정 진행자로 속속 들어오고 있는 이유는 영화 출연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하정우와 유승룡, 김윤석 등 몇몇 배우를 제외하면 영화로만 존재감과 생계를 동시에 이어가기 어렵다. 송강호조차도 예전 같지 않을 정도다. 공형진은 ‘화신’에서 “작품 수가 예전보다 크게 줄어 경제적으로 힘들지만 약해 보이기 싫어 힘들다고 솔직하게 말하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최근 JTBC ‘썰전’에서 ‘예능으로 간 배우들, 그 성적표는?’이란 주제로 이야기하다, 허지웅은 “‘토크클럽 여배우들’이 폐지된 이유는 진행을 담당할 예능인이 없어서다”고 말했고, 김구라는 “예능 프로그램을 패션으로 친다면 예능인은 옷이고 배우들은 명품 시계다. 예능인이 없는 예능물은 알몸에 명품 시계를 차고 있는 것과 같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한 바 있다.
따라서 예능물에 출연하는 데 있어 배우들의 특수성을 감안한다고 해도, 출연료는 프로그램 내에서의 활약상과 기여도가 중심이 돼 결정돼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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