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서 국제상 수상…첫 시각장애인 앵커 이창훈
외국언론도 “세계적으로 드문 일” 스포츠·다큐도 즐길수있게 만들고파
한 시각장애인이 매일 정오 뉴스시간에 앵커석에 앉는다. 점자단말기를 손으로 읽으며 전국민을 상대로 각종 생활정보 뉴스를 또박또박 전달한다. 방송사 최초 시각장애인 앵커인 이창훈(28·사진) KBS 앵커가 KBS1 ‘KBS뉴스12’를 진행해 온 지 1년6개월이 지났다.
그는 5월 29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리는 대만 주대관 문교기금회(Chou Ta-kuan Cultural & Educational Foundation)의 세계생명사랑국제상 시상식에서 상을 받고, 4월 20일 ‘장애인의 날’에 시상하는 ‘올해의 장애인상’ 후보에도 올랐다.
최근 여의도 KBS 신관에서 만난 이 앵커는 국제상 수상에 대해 무덤덤해했다. KBS 국제협력실을 통해 수상소식을 들었을 뿐 KBS와 계약 만료를 앞둬 대만에 어떤 자격으로 상을 받으러 가게 될지 알 수 없다는 것이었다. 사측과의 소통 부재였다.
이 앵커는 아쉬워했다. ‘KBS뉴스12’의 장애인 앵커석이 자칫 공영방송 KBS의 사회적 약자 배려를 알리는 전시도구에 그치고, 장애인에겐 또 다른 상처가 될지도 모를 일이었다. 이런 지적에 이 앵커는 “장애인 앵커도 일반뉴스를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측면에선 편견의 틀을 깼다”고 좋게 평가했다.
김명섭 기자 msiron@heraldcorp.com 이창훈 kbs 시각장애인 앵커 김명섭 기자 msiron@heraldcorp.com
그는 “처음 방송할 때는 많은 분이 조마조마해했고, 심장이 떨렸다고 하더라. 지금은 제 얼굴에 주목하는 게 아니라 뉴스가 들린다고 한다. 그런 얘기를 들으면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장애인이 비장애인을 위해 뉴스를 전달하는 일은 해외 미디어에서도 화젯감이었다. 지난해 독일 공영방송 ZDF, 중국 CCTV, 사우디아라비아 NBC, 일본 후지TV와 TBS 등 다양한 해외 매체가 KBS를 방문해 이 앵커의 스토리를 카메라에 담아갔다. 그는 “세계적으로도 드문 일이라고 들었다. 해외 언론이 대체로 ‘놀랍다’고 반응한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 방송 분야에서 시각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깨는 일을 하고 싶다고 했다. 예컨대 스포츠중계 해설, 다큐멘터리 등 프로그램 내레이션 등이다.
“저는 김연아ㆍ손연재 선수 경기는 안 봐요. 음악만 들리고, 전문용어만 있고, 박수 터져 나오면 ‘잘하나 보다’해요. 스포츠뉴스는 속도도 빠르고, 시각장애인을 위한 서비스를 하지 않죠. .”그는 “장애인의 애로점에 비장애인이 ‘아, 그렇구나!’라고 하면 재미있다”면서 “이제 사람들 사이에서 인지도가 조금은 생겼으니까 그런 편견을 방송이나 지면, 강의 등을 통해 하나하나 깨고 싶다”고 말했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사진=김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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