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인사담당자들이 평가하는 대졸자 업무능력
주요 대기업 인사 담당자는 취업을 희망하는 대졸 ‘예비사원’의 업무능력에 대해 점수를 짜게 매겼다. 이른바 ‘스펙(spec)’이나 학벌, 집중력 등은 우수하지만 참을성 등 각종 인성이나 덕목이 과거 ‘예비사원’에 비해 떨어진다는 것이다.
한 대기업의 인사 관련 담당자는 “요즘 대졸 취업자의 경우 학벌이나 공인 어학능력시험 점수 등 이른바 스펙이 우수하고 업무에 대한 몰두력이 좋다”면서도 “참을성이 모자라는 사람이 많이 눈에 띈다. 향후 직장생활을 하면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을텐데 이를 과연 견딜 수 있을까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대부분 대졸 취업희망자의 인성(人性)이 떨어져 인간미가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인사업무 경험자인 한 대기업 고위 관계자는 “몇 해 전 대졸 공채 신입사원 면접 때 ‘부모에게 효도한 적 있느냐’고 물어보니 ‘예’라고 자신있게 말할 줄 아는 지원자가 드물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심지어는 ‘그런 것에 대해 깊게 생각해본 적이 없다’는 지원자도 있었다. 솔직한 것은 좋지만 속으로 ‘좀 심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래도 면접장에서 눈물을 흘리며 앞으로는 부모에게 효도하겠다고 참회하는 지원자가 있어 높은 점수를 줬다”고 덧붙였다.
이들의 개인주의가 심해 조직에서의 융화를 해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또 다른 대기업의 인사 관련 담당자는 “최근 취업 전 합숙 면접을 보며 놀라는 것은 지원자 대부분이 이른바 ‘엔(n)분의 일’이라고 불리는 ‘더치페이’ 문화가 생활화해 있다는 것”이라며 “누군가가 화통하게 ‘쏘는 것’을 보기 어렵다. 입사해서도 이 중 상당수는 더치페이 문화를 버리지 못하더라”고 전했다.
이어 “기업이란 조직은 특정한 목표와 성과를 위해 구성원이 모여 한마음으로 뭉쳐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곳”이라며 “이렇게 개인주의가 팽배한 친구들이 자신의 몫을 희생할 줄도 알아야 하는 기업에서 다른 구성원과 소통할 수 있을까 걱정스럽다”고 우려했다.
그렇다면 대기업 인사 담당자가 원하는 인재상은 무엇일까. 이들은 최근 들어 지원자를 가치관, 업무소양, 적성 등으로 평가할 뿐 대학서열, 학점, 성별 등 외형적인 조건은 그리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경향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고 전한다.
이 관계자는 “요즘 대기업 채용 경향을 볼 때 실력만 갖췄다면 지방대 출신이라고, 여성이라고 취업에 전혀 불리하지 않다”며 “기업은 성적 좋은 지원자가 아니라 일 잘할 수 있는 확률이 높은 사람을 뽑는 데 우선순위를 두게 돼 있다”고 강조했다.
입사 뒤 기업에서 실시되는 각종 직무훈련을 충실하게 받는 것도 중요하다. 주로 현장 중심으로 이뤄지는 이들 훈련을 통해 기업은 신입사원의 능력은 물론 적합한 분야까지 파악하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 대기업 계열사의 인사 관련 담당자는 “어차피 입사하면 각자 전공 분야가 있더라도 각종 훈련을 통해 업무능력을 몸으로 체득하는 과정을 겪어야 한다”며 “이들 훈련을 통해 실무능력을 키우는 한편, 회사에 자신이 잠재력 있고 충성도 높은 사람이라는 것을 어필해 인정받아야 한다. 그래야 업무에 재미를 붙일 수 있고 평가도 좋아져 인사 등에서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신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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