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조동석 기자] 여름철 수확을 앞둔 ‘고랭지 배추’로 마치 짙푸른 바다를 보는 듯한 강원도 태백의 ‘귀네미 마을’을 볼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현 추세대로 온실가스가 배출된다면 2090년 고랭지 배추를 재배할 수 있는 곳이 하나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농촌진흥청 온난화대응농업연구센터는 14일 ‘농업용 전자기후도’를 내놓으면서 이같이 밝혔다.

연구에 따르면 현재 고랭지 배추 재배면적(실제 재배지 기준)은 7449㏊다. 지금처럼 온실가스가 배출되면 이 면적은 2020년 4516㏊, 2050년 256㏊, 2090년 0㏊가 된다.

온실가스 저감정책이 상당히 실현될 경우 재배면적은 7449㏊에서 같은 기간 3692㏊, 256㏊, 242㏊가 될 것으로 조사됐다. 그래도 2090년 고랭지 배추를 볼 수 있는 실제 재배지는 지금의 3.3%에 불과하다.

고랭지 배추는 날씨에 매우 민감하다. 2010년 이상기온으로 고랭지 여름배추의 생산량이 급감해 가격이 폭등했다. 안그래도 수입김치를 먹는 한국인 밥상에 우리 김치가 올라갈 가능성은 점점 떨어지고 있다. 김치 종주국의 위치도 위태롭다.

‘난지형(싹을 틔운 상태에서 겨울을 나는 것) 마늘’의 실제 재배지는 10배 정도(현재 2만2957㏊에서 2090년 18만1612㏊)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이 마늘의 재배지는 기온이 높은 남해안과 제주 동ㆍ서부지역에 형성돼 있다. 2020년에는 제주도와 남부 해안지대, 2050년 동해ㆍ서해 해안지대까지, 2090년 산악지역을 제외한 남부지방 전역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 100년간 세계 평균기온은 0.7도 상승했다. 우리나라는 1.5도로 배가 넘는다. 이대로라면 2099년 우리나라의 평균기온은 현재보다 6도 높아진다. 강수량은 20.4% 증가한다.

최인명 센터장은 “기후변화는 작물재배지역의 변동과 병해충 발생 뿐 아니라 식량수급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면서 “농업 기후도는 미래의 기후변화에 대응한 작물생산과 재배적지를 예측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