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갑 사장 ‘1% 나눔재단’ 설립 등 소통 강화에

노조, 2년 연속 임금위임 이어 올해는 임금동결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현대오일뱅크가 올 들어 대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임금동결을 선언했다. 바탕에는 노사의 신뢰가 밑거름이 됐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18일 서울 구로구 현대셀프주유소에서 권오갑 사장과 김태경 노조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2013 임금동결 선언식’을 열었다. 현대오일뱅크가 임금동결을 결정한 것은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의 직격탄을 맞은 1998년, 미국발 세계 금융위기가 몰아친 2009년에 이어 세 번째다.

이번 선언은 현대오일뱅크 노사의 ‘상생 의지’가 밑바탕이 됐다고 관련 업계의 평가다. 특히 권 사장과 김 위원장이 그동안 쌓아온 ‘믿음’은 선언을 이끌어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현대오일뱅크의 권오갑 사장(오른쪽)과 김태경 노조위원장이 지난 18일 서울 구로구 현대셀프주유소에서 올 들어 대기업 중 처음으로 임금동결을 선언한 후 주유소 현장근무를 펼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오일뱅크]
현대오일뱅크의 권오갑 사장(오른쪽)과 김태경 노조위원장이 지난 18일 서울 구로구 현대셀프주유소에서 올 들어 대기업 중 처음으로 임금동결을 선언한 후 주유소 현장근무를 펼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오일뱅크]

권 사장은 2010년 8월 취임 후 지금까지 주 1회 이상 공장 등 현장을 방문하며 업무를 파악하고, 사원과의 소통에 힘썼다. 또 “컨테이너 박스 같은 데서 자면 되겠냐”며 충남 서산 대산공장에 협력업체 직원을 위한 한마음관을 지었고, 임직원들이 달마다 급여의 1%를 적립해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내놓자 이를 공정하게 운영하기 위해 현대오일뱅크 1% 나눔재단을 설립했다.

이 같은 권 사장의 활동을 지켜보면서 김 위원장과 노동조합은 “(권 사장은) 한 말은 지키는 사람”이라며 믿음을 갖게 됐다는 후문이다. 노조는 2011년부터 2년 연속 사측에 임금 협상을 위임했고, 올해는 지난 4일과 14일, 두 차례 대의원대회를 통해 임금동결을 의결, 이 같은 뜻을 사측에 전달했다.

권 사장과 김 위원장은 선언식 뒤 오찬을 함께 하며 그간 쌓아온 신뢰를 다졌다. 김 위원장은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회사의 경쟁력을 높이고, 조합원의 고용을 안정시키는 데 무엇이 도움이 될 지 고민해 전체 대의원의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권 사장도 “어려운 결정이었을텐데 고맙다. 앞으로 사장으로서 깨끗하게 경영하겠다”면서 “즐겁고 열심히 일하는 회사를 만들자”며 노조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ke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