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차트를 직접 들고 진료과, 방사선과, 각종 검진과를 돌아다녀본 사람이라면 “왜 귀찮게 차트를 들고 다녀야 하지?”란 의문을 가졌을 것이다. 그런데 어느날 그 차트가 사라졌다. 환자에 대한 각종 건강정보가 부서마다 공유되기 시작했다. 그 뒤엔 의료장비 인터페이스(EMR Interface)를 개발한 ACK(대표 조선주)가 있다.
EMR(Electric Medical Record)은 심박수, 혈압 등 환자들의 기본적인 건강상태를 나타내는 수치부터 피 검사, 소변검사, 방사선 촬영 등 질병 진단을 위한 검진 자료를 전산화한 의무기록이다.
ACK는 기존 의사나 간호사들이 검사장비를 보고 손으로 입력하던 이 기록들을 장비에서 바로 자동으로 기록해 병원정보시스템(HIS)을 통해 어디에서나 진료진이 신속 정확하게 검사 결과를 원하는 방식으로 조회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환자와 의료진의 편의성이 높아졌을 뿐 아니라 수기 입력에 비해 정확성이 높고 정보의 공유가 빨라 응급상황에 대한 적절하고 빠른 대처가 가능해졌다. 검진결과를 누적해 통계로 작성할 수도 있다.
ACK의 가장 큰 강점은 호환성이다. 기존 필립스, GE 등 의료장비업체가 유사한 시스템을 선보였지만 자사 제품간 연결만 가능했다. ACK는 병원 내 다양한 브랜드의 장비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모아서 비교 가능하도록 했다.
조 대표는 “의료장비업체간 표준이 달라 고유의 프로토콜을 공개토록 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며 “병원에서 시스템의 필요성을 적극 각 회사에 설득해준 것이 주효했다”고 소개했다.
ACK 직원들은 시스템을 개발하고 설치하는 내내 병원에 상주한다. 병원에서 발생하는 일을 직접 눈으로 보아야 맞춤형 시스템 개발이 가능하기 때문. 한번은 의료장비의 오류로 의료진이 실제로는 살아 있는 환자에게 사망선고를 한 경우가 있었다고. 자칫 대형 의료사고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상황이었다.
조 대표는 “그 장면을 직접 목격하고 우리 시스템에 의료장비의 고장여부를 판단하는 기능을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서울아산병원, 순천향병원 등 72개 대형종합병원과 대학병원에 EMR 인터페이스를 보급하고 전국의 보건소를 연결하는 국책사업을 완료했다.
그는 “대형 병원의 경우 전체 시스템을 완성하는데 100억원 가까이 비용이 소요돼 선뜻 채택하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그만큼 ACK 앞에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이 남았다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작년 코트라의 지원을 받아 아랍에미레이트(UAE) 두바이, 말레이시아의 병원에 납품하기 위한 리셀러 계약을 체결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베트남, 오만 등의 병원과는 계약이 예정돼 있다. 특히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내 병원에 EMR 설치 의무화를 추진하는 가운데 뉴욕주립대 메디컬센터와의 계약도 앞둬 미국시장 공략의 교두보도 확보했다.
원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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