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미산 마을극장 사례 보니…

서울 성산동 일대 주민들이 이룬 ‘성미산 마을’ 주민들은 지난 3년여간 ‘마을극장’에서 함께 모여 노래도 부르고 공연도 보고 영화도 관람했다. 주차 자리로 다툼이나 나야 이웃의 얼굴을 확인할 수 있는 도심 속에선 보기 드문 풍경이다. 성미산 마을은 최근 주목받고 있는 마을 공동체 중에서도 대표격인 곳이다. 서울시 마을공동체 종합지원센터장이 바로 이곳의 마을극장장 출신이다. 그는 지난 2010년 2월 주민들의 참여금을 십시일반 모아 건물을 임대하고, 마을극장의 간판을 내걸었다. 당시 유창복 센터장은 “아이들을 함께 키우고 먹을거리를 같이 구하고 나누다 보니 이제는 ‘모여서 놀자’는 욕구가 생겼다”며 극장 창립 이유를 밝혔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선 성미산 마을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춤추는 숲’이 공식 초청받아 관객을 만났다. 메가폰은 성미산 마을에서 ‘맥가이버’라고 불리는 강석필 감독이 잡았다. 공동육아로 시작해 도시 속 마을 공동체를 이룬 지 17년. 새로운 공동체 문화를 찾아가고 또다시 부딪친 마을의 진로 문제를 해결하며 길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렸다.

성미산 마을은 10여년 전 성미산을 깎아내고 배수지를 만들려는 서울시 정책에 반대해 주민들이 힘을 합치면서 그 힘을 발휘했다. 주민의 생활과 교육의 터전인 마을의 환경을 살리려는 노력은 공동 육아에서부터 시작해 생활협동조합, 마을극장 건립으로 이어지면서 확고해진 터였다. 그러다가 지난 2010년 마을에는 또다시 위기가 닥쳤다. 한 교육재단에서 성미산을 깎아 학교를 이전하겠다고 나섰고, 서울시가 이를 허가했기 때문이다. ‘춤추는 숲’은 성미산 마을의 제2의 항쟁기였다.

성미산 마을 주민들이 ‘출연’한 영화는 이 작품뿐이 아니다. 지난 2010년엔 이숙경 감독의 극영화 ‘어떤 개인날’에도 다수의 주민이 배우로 참여했다. 지난 2009년 개봉한 다큐멘터리 ‘경계도시2’의 홍형숙 감독도 성미산 마을 주민이다. 영화 상영뿐 아니라 마을극장에선 콘서트, 연극, 뮤지컬, 전시회 등이 이어졌고, 마을 주민들이 참여한 공연도 무대에 올랐다. 20세가 되는 청년들의 성인식도 주민들의 참여 속에 매년 열린다.

유창복 센터장은 “지역적인 관계망에 기반을 두고 문화 예술 작품을 제작하는 것은 곧 주민들 스스로가 스토리텔링의 주제가 된다는 것”이라며 “뿐만 아니라 문화 예술 생산의 경험을 가진 이들은 곧 대중문화산업의 가장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수용자라는 점에서 의의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