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희 감독의 원주 동부가 반전 드라마를 쓰고 있다.

동부는 최근 8경기에서 7승 1패로 무서운 상승곡선을 그리며 6강 플레이오프 경쟁에 뛰어들었다. 한 번 당한 패배도 우승후보 울산 모비스에 4점차로 아깝게 진 경기다. 10일 현재 12승 18패로 순위는 비록 10개 팀 가운데 9위에 그치고 있지만 4위에 2게임 차로 뒤지고 있어 언제든 자리를 바꿀 수 있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동부의 최근 상승세가 단순한 운이나 상대팀들의 하락세 때문이 아니라 확실한 승리 원동력을 찾아낸데서 나온다는 점이다.

강동희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스스로를 ‘2약’으로 분류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역대 최다승(44승 10패) 및 최다 연승(16연승)에 챔피언전 준우승 팀의 엄살로 치부됐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현실은 강동희 감독의 우울한 예견을 따랐다.

김주성과 함께 트리플타워를 형성한 로드 벤슨과 윤호영이 각각 창원 LG와 상무로 떠났다. 귀화혼혈선수 드래프트 최대어 이승준은 정통 센터 역할에 어색함을 느끼며 팀 플레이어 녹아들지 못했다. 새로 가세한 외국인 선수들은 하나같이 수준 미달이었다. 여기에 김주성도 세월의 무게를 부쩍 느꼈다. 박지현, 이광재 등 주전들의 줄부상은 차라리 울고 싶을 지경이었다. 지난 시즌 역대 최소실점(67.9점)으로 ‘질식수비’라고까지 불린 동부의 수비는 온데 간데 없었다.

주전들이 도통 해결의 실마리를 풀지 못할 때 강동희 감독은 과감히 백업 요원을 선발로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동부는 ‘연봉킹’ 김주성(6억원) 등 스타 플레이들을 보유한 탓에 ‘샐러리캡’(연봉상한선)에 걸려 수준급 백업 요원이 절대 부족하다. 이는 곧 베스트 멤버에 대한 지나친 의존을 불러왔고 이들이 부진할 경우 마땅한 타개책이 없다는 치명적 단점이 있다.

그러나 기회를 잡은 백업 멤버들은 동부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었다. 박지현, 이광재, 김주성 대신 김영수, 최윤호, 김봉수가 선발을 꿰찼다. 강동희 감독은 지난달 28일 인천 전자랜드 경기부터 지난 8일 전주 KCC경기까지 이 전략을 고수해 6경기에서 5승을 챙겼다.

이들은 풀타임으로 뛰기엔 분명 기량이 떨어질지 몰라도 1, 2쿼터만 확실히 막아주면 체력을 비축한 주전들이 승리를 완성시킬 것이란 믿음으로 연승을 이끌고 있다. 실전을 경험할 수록 경기 감각에 물이 오르면서 강동희 감독의 새로운 승리 해법은 짜임새를 더하고 있다. 비난의 한 복판에 선 강동희 감독의 새해 반격은 이제 본격 시작됐다.

김우영 기자/


kw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