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루니’ 정대세(28)가 K리그 수원 삼성에 입단한다.

독일 프로축구 2부 쾰른소속이던 정대세는 수원이 이적료 30만유로(약 4억2000만원)을 쾰른에 지급하며 완전 이적했다. 연봉은 4억원 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대세는 K리그의 강호이자 인기구단인 수원에 둥지를 틀게 되면서, 올시즌 국내 프로축구에 한동안 뜨거운 관심을 불러모을 전망이다. 수원 외에 대전도 정대세 영입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정대세 본인이 수원행을 강력히 원했다.

정대세가 한국에서 뛰게 되면 역대 북한 대표팀 출신 선수로는 4번째가 된다. 정대세는 재일교포 2세인 부친의 국적을 따라 한국 국적을 갖고 있으나, 조총련계 학교를 다니면서 북한 대표팀에 발탁됐다. 2001년 량규사(울산), 2002년 김영휘(성남)가 먼저 국내 프로팀에 입단했지만 1년만에 돌아가 사실상 실패했다. 2006년 수원에 입단한 안영학은 4시즌을 뛰었지만 일본 J리그 베스트 11에 뽑혔을 당시의 활약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다. 사실상 ‘북한 선수’라며 불러모은 관심에 비해, 활약상은 모두 미미했다.

정대세(축구선수/FC쾰른FW)
정대세가 북한 대표팀 출신으로는 4번째 K리거가 된다. 쾰른(독일 2부리그)에서 수원 삼성으로의 이적료는 4억 2000만원. 연봉 역시 4억원대로 알려졌다. 정대세는 8일 입국해 메디컬테스트를 받을 예정이다
정대세(축구선수/FC쾰른FW) 정대세가 북한 대표팀 출신으로는 4번째 K리거가 된다. 쾰른(독일 2부리그)에서 수원 삼성으로의 이적료는 4억 2000만원. 연봉 역시 4억원대로 알려졌다. 정대세는 8일 입국해 메디컬테스트를 받을 예정이다

정대세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일본 J리그와 독일 프로축구 2부리그 보쿰, 북한 대표팀에서 스트라이커로 모두 성공적인 활약을 펼쳤다. 바로 직전까지 속했던 쾰른에서만 출장기회를 제대로 잡지못하면서 무득점에 그쳤지만 골잡이로서의 가치는 입증된 선수다. 정대세에 앞서 한국을 거쳐간 선수들은 ‘얌전한’ 일본축구 스타일에 익숙해져 있다가 거친 몸싸움과 파워가 격돌하는 한국축구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다. 하지만 정대세는 원톱으로 뛰면서 상대의 거친 수비를 벗겨내는 법을 체득했다. 일본은 물론 독일에서도 버텨낸 것도 그때문에 가능했다.

2006년 일본 가와사키 프론탈레에 입단한 정대세는 2008년 득점 3위(14골)를 기록하며 주목을 받았고, 이듬해에도 14골(공동 6위), 2010년 7골을 기록했다. 이런 활약을 바탕으로 독일 보쿰으로 이적한 정대세는 2시즌 동안 41경기에서 15골을 넣으며 경쟁력을 보여줬다. 북한 대표팀에서도 28경기에서 15골을 터뜨리며 원톱 스트라이커로 인상적인 경기를 펼쳤다.

이때문에 국내에도 정대세에 대한 인지도가 높을 뿐 아니라 그의 플레이를 좋아하는 팬들도 많이 있다.

정대세로서는 수도권에 연고를 두고, 열성팬을 보유한 수원의 선수가 됐다는 사실이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 시즌 초반에 득점포를 터뜨리면서 동료와 팬들의 인정을 받을 수 있다면 수원만큼 좋은 팀도 없다. 하지만 반대로 골을 터뜨리지 못하고 적응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면 따가운 비난의 목소리를 피하기 어렵다.

정대세는 한국국적의 재일교포이면서 북한대표선수를 거쳤다는 점에서 뛰어난 상품성을 지닌 것만은 분명하지만, 모두가 인내심을 갖고 오랜 기간 기다려 주지는 않는다. 그 역시 프로선수인 만큼 기량으로, 또한 골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지 않는 이상 도태될 뿐이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정대세가 수원에 긍적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 감독은 최근 정대세에 대해 “올 시즌에 출장 기회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는 것이 급선무”라면서 “적극적이고, 목표의식이 확고한 선수라고 알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정대세가 전지훈련과 팀내 전술 훈련 등에서 존재감을 보여준다면 시즌 초반 서 감독의 베스트11에 포함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하지만 우승을 노리는 수원에서, 주전 공격수 자리를 꿰찬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검증된 스트라이커 라돈치치가 건재한 가운데 하태균 조동건 등 하드웨어가 뛰어난 서브 공격수들이 뒤에 버티고 있다. 정대세가 국내 프로축구에서 자신의 능력을 입증하기위해서는, 이들과의 경쟁에서 승리해 수원의 주전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먼저다.

정대세는 8일 입국해 메디컬테스트를 통과하면 공식 입단절차가 마무리된다. ‘조선의 스트라이커’ 정대세가 ‘빅버드(수원의 홈구장)의 스트라이커’로 변신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성진 기자/


withyj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