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약세 이어지며 각종제품 가격경쟁력 약화 ‘暗’

고부가 제품 수입원가 절감ㆍ日납사 가격 상승 ‘明’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우리나라 수출산업을 괴롭히고 있는 ‘엔저’ 때문에 석유화학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엔저 현상으로 일본과의 제품 수출 경쟁에서 차질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와중에서도 환한 표정을 짓는 곳도 있다. 일본에서 대규모로 원료를 수입해오는 일부 ‘고부가가치 특화제품’ 생산 기업의 경우는 원가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어 새로운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엔저가 낳고 있는 ‘명암’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와 일본의 50대 수출 품목 가운데 중복되는 품목이 26개로 중복 비율은 52%나 되며, 이중 우리나라의 수출 1위 품목인 석유와 역청유 등 석유화학제품이 포함돼 있다.

아베 신조 총리가 취임한 뒤 일본 정부가 적극적으로 ‘엔저 정책’을 펴면서 달러당 70엔대였던 엔ㆍ달러 환율은 90엔을 넘어섰다. 엔화 가치 하락으로 일본 제품 가격이 싸지는 반면 상대적으로 원화는 강세를 유지, 우리나라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수출 계획에 잇달아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일본 석유화학업계도 ‘엔저’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원료인 원유와 나프타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엔저’로 제조 원가가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산 나프타 가격은 지난해 4분기 ㎘당 5만6000엔에서 올 1분기 6만1000엔으로 상승한 것으로 추정돼, 채산성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고부가 제품 생산 기업들의 경우 원료를 대부분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기 때문에 원가절감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편광필름 생산능력 세계 1위 업체인 LG화학은 원자재인 TAC필름 전량을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다. TAC필름은 ‘엔저’ 전보다 20% 가량 떨어진 ㎏당 51달러에 수입되고 있어, LG화학이 올해 2000억원 이상의 원가절감 효과를 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석유화학 주원료인 나프타 가격이 하락세인데 반해 폴리염화비닐(PVC), 폴리에틸렌(PE) 등 범용 제품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국내 업체들이 ‘엔저’를 이기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지난달 t당 1018달러로 치솟았던 나프타 가격도 이달 들어 950달러까지 하락했다.

봄이 되면서 각종 건설사업이 많아지며 대표적 자재인 폴리염화비닐(PVC) 가격이 올랐다. 지난달 PVC 가격은 t당 1070달러로 지난해 6월(865달러)보다 25% 가량 상승했다. 업계에서는 PVC 생산 비중이 큰 LG화학과 한화케미칼 등이 수혜를 볼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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