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주요증권사 PB고객 사례조사
-금융소득과세 기준하향 여파 -저금리에 수익얻기도 어려워 -‘절세’가 최고의 재테크 재확인 -“브라질 채권 투자 ” 35% 으뜸
김지송(51ㆍ가명) 씨는 조기은퇴자다. 금융자산으로 30억원을 보유하고 있고, 부동산을 합하면 자산은 50억원 정도다. 종합부동산세 대상자인 김 씨의 투자 포트폴리오에는 상장지수펀드(ETF)랩 상품에 10억원, 브라질채권에 10억원이 담겨 있다.
그의 자산을 관리하는 프라이빗뱅커(PB)는 “김 씨는 2~3년 내 부동산 투자를 생각하고 있어 단기 현금화할 수 있는 ETF 상품을 선호한다”면서 “비과세인 브라질채권을 월지급식 상품으로 가입해 세금 및 월 생활자금으로 충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헤럴드경제가 18일 국내 주요 증권사 55명의 PB를 대상으로 실제 그들이 상담에 나선 자산가 42명의 프로필과 상담 사례를 조사했다. 자산가 42명의 평균나이는 55.69세로 전체의 절반이 50~60대였다.
평균 금융자산은 43억8000만원으로 100억원 이상이 5명이었고, 이 가운데 300억원 이상을 보유한 자산가도 1명 있었다. 절반은 10억~30억원 사이의 금융자산을 가지고 있었다.
이들 슈퍼리치의 해외채권에 대한 관심은 뜨거웠다. 전체의 40%가 해외채권에 투자했고, 35%는 김 씨처럼 브라질채권 관련 상품에 투자했다.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은 하향되고 저성장ㆍ저금리로 수익 얻기가 힘들어지면서 ‘절세’가 최선의 재테크 수단이 된 셈이다.
실제로 15억원의 금융자산을 보유한 70대의 이무성 씨는 최근 3년간 직접투자 및 자문형랩으로 15% 정도의 손실을 보면서 포트폴리오를 해외채권형 상품으로 대거 이동했다. 이자소득이 전액 비과세되는 해외채권형 변액보험에 9억원을 투자하고, 해외 채권(80%)과 배당리츠(20%)에 투자하는 월지급식 해외인컴펀드에 2억원을, 브라질국채에 2억원을 각각 투자했다. 그는 연 7% 정도의 수익을 내고 있다.
다만 같은 해외채권형 상품에 가입하더라도 젊은 층은 만기가 길어 유동성이 위축되는 것을 우려해 브라질채권을 담은 파생상품으로 투자가 활발하다. 40억원의 금융자산을 보유한 이미선 씨도 최근 27억원가량의 정기예금을 전액 환매해 물가채 및 브라질채권ETF랩에 가입했다.
D증권사 PB는 “100억원의 금융자산을 보유한 40대 남성 자산가의 경우 브라질채권이 비과세이긴 하나 장기 투자라는 단점에 반감이 있다”면서 “투자자금의 빠른 회수도 중요하기 때문에 단기 비과세 상품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에 따른 국채 10년물과 20년물의 단기투자도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관심이다. 조사 대상 자산가의 14%는 국내 채권(물가채와 장기국채)에 투자하고 있었다.
코스피지수가 좀처럼 상승탄력을 받지 못하면서 가치투자나 중소형 투자의 비중을 늘린 자산가도 10%나 됐다. 50대 자산가는 25억원의 금융자산 가운데 절세 및 중소형주 위주 투자비중을 10억원에서 15억원으로 늘렸고, 60대 자산가도 코스피 하락에 직접투자비중을 줄이고 중소형주 펀드로 전환했다.
중위험ㆍ중수익의 헤지펀드로 갈아탄 금융자산가도 있었다. 50억원의 자산가인 50대 남성은 수익률 8%를 목표로 주식시장이 박스권 내에서 수익을 내기 어렵자 롱숏펀드와 가치투자형랩으로 투자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100억원의 자산가인 70대 남성도 수익이 발생한 주식형 펀드 2개 계좌 20억원을 환매해 수익실현 후 헤지펀드로 갈아탔다.
설문에 참여한 한 PB는 “세제 기준이 엄격해지면서 자녀로의 증여도 활발하다”면서 “자녀명의 차명계좌를 사용하던 70대 자산가의 경우 차명계좌의 추징을 우려해 방카슈랑스에 가입하는 한편 본인 자금도 부인에게 증여 후 절세 상품에 가입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설문에 참여한 곳은 대신, KDB대우, 동양, 미래에셋, 삼성, 신한금융투자, 우리투자, 하나대투, 한국투자, 한화투자, 현대증권 등 11개 증권사다.
성연진ㆍ양대근 기자/
yjsung@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