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자유학기제’ 등 진로교육 강조…서울교육청 ‘중1 진로탐색집중학년제’ 이미 시행 중
-사회적배려대상자전형 개선안도 서울교육청이 먼저 가이드라인 잡아
-교육부, 서울교육 정책 대거 수용…갈등 많던 郭 전 교육감 시절과 대조
[헤럴드경제=박수진 기자] 서울교육청이 시행 중이 정책이 교육부 주요 업무에 대거 반영되는 등 서울교육이 교육당국 정책의 바로미터가 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교육계 안팎에서는 교육부장관 출신으로 이른바 ‘교육계 상왕(上王)’으로 불리는 문용린 교육감의 영향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교육부가 지난 28일 발표한 2013년 업무보고 내용의 핵심은 2016년까지 자유학기제를 전면 실시토록 한 것이다. 중학교 3학년 한 학기 동안 외부기관에서 진로 체험을 하고 학생 참여형 수업을 통해 시험 부담을 줄이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를 위해 상반기 중 연구학교 37개교를 지정해 시범 운영에 들어간다.
대상 학년은 다르지만 자유학기제는 서울시교육청의 ‘중1 진로탐색집중학년제’와 거의 유사한 내용이다. 서울교육청은 중1 학생들의 중간고사를 폐지하고 진로교육을 확대하도록 방침을 결정, 지난 3월 연구학교 11개교를 지정해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최근 부유층 자녀의 편법 입학으로 논란이 됐던 사회적배려대상자(사배자)전형과 관련해서도 서울교육청은 교육부의 개선안에 앞서 먼저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상태다.
서울교육청은 최근 내년도 고교생 선발 계획을 발표하며 소외계층 학생들에게 우선 사배자 전형 입학권을 주고, 부유층 자녀의 편법 입학 통로로 활용된 한부모 및 다자녀 가정 학생 선발은 정원이 채워지지 않을 경우에만 추가 충원한다고 밝혔다.
교육부(당시 교육과학기술부)도 지난 달 부유층 자녀의 사배자 입학을 방지하기 위해 관련 기준을 강화하는 등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나 아직 개선안 내용을 확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서울교육청이 교육 정책을 선도하는 성향이 두드러진 배경에는 문 교육감의 영향력이 크다는 게 교육계 안팎의 분석이다. 실제로 자유학기제의 핵심 역할을 맡고 있는 나승일 교육부 차관을 문 교육감이 정부에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 차관은 지난 해 교육감 선거에서 문 교육감의 ‘일반고점프업프로젝트’ 공약을 제시한 인물이다.
서남수 교육부 장관도 문 교육감이 장관을 맡았던 당시 직원으로 함께 일했던 사이다. 사석에서는 호칭도 ‘서 선생’이라고 부를 정도로 막역한 사이로 알려졌다.
교육계 한 인사는 “교육부가 상위기관이지만 대선배인 문 교육감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을 수 없다. 또한 교육부 조직이 꾸려진지 얼마 안 된 상황이라 앞으로도 서울교육청이 교육정책을 주도적으로 끌고 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