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오페라‘처용’ 황금감옥에 갇힌 현대인에 인간성 찾기 메시지…창극‘메디아’는 극단적 선택을 자기 정체성 찾기로 재해석

‘서울 밝은 달 아래/밤 깊도록 노닐다가/들어와 잠자리를 보니/다리가 넷이로구나/둘은 내 것이었는데/둘은 누구 것인고/본디 내 것이다마는/빼앗아 간 것을 어찌하리오.’

고등학교 국어교과서에도 나오는 통일신라시대 말기에 널리 유행했다는 ‘처용가’다. 아내의 외도를 눈앞에서 보고도 체념하고 용서하는 설화 속 처용의 마음가짐은 불륜과 이혼, 배신이 흔해 빠진 요즘 보기에도 놀랍다. 만일 처용이 통일신라의 경주 땅이 아닌 2013년 서울의 압구정동에 양복을 입고 나타난다면?

국립오페라단이 다음달 8일과 9일 이틀 동안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선보이는 창작오페라 ‘처용’은 이런 영감에서 출발했다. 국립오페라단은 1987년 위촉ㆍ초연한 이영조 작곡의 ‘처용’을 26년 만에 재공연하면서, 시대 변화를 수용해 현대적 감각으로 재탄생시켰다.

이영조 작곡가가 26년 만에 다시 곡 작업을 했다. 이영조는 “서양 악기를 우리 그릇(음악)에 집어넣는 작업을 해왔다. 아주 고전적인 것과 현대적 감각을 중용의 도를 지키면서 융화할 수 있을까 했는데, 그 고민이 들어갔다”고 말했다.

국립오페라단이 다음달 8일과 9일 이틀 동안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선보이는 창작오페라 ‘처용’은 이런 영감에서 출발했다. 국립오페라단은 1987년 위촉ㆍ초연한 이영조 작곡의 ‘처용’을 26년 만에 재공연하면서, 시대 변화를 수용해 현대적 감각으로 재탄생시켰다.
국립오페라단이 다음달 8일과 9일 이틀 동안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선보이는 창작오페라 ‘처용’은 이런 영감에서 출발했다. 국립오페라단은 1987년 위촉ㆍ초연한 이영조 작곡의 ‘처용’을 26년 만에 재공연하면서, 시대 변화를 수용해 현대적 감각으로 재탄생시켰다.

바그너의 유도동기(Leitmotifㆍ주요 인물, 사물, 특정 감정을 상징하는 주제를 띤 음악구절) 기법을 쓰고, 바그너풍의 웅장한 합창과 오케스트라가 작품 전체를 감싼다.

여기에 감각적 연출의 대가인 양정웅이 가세해 무대, 의상, 조명 등 작품 전체를 파격에 가깝게 바꿨다. 처용과 그의 처인 가실, 역신 등 주요 인물이 현대의상을 입는다. 서울의 화려한 거리를 배경으로, 무대는 ‘황금감옥’이다. 황금은 쾌락의 상징이다. 양정웅은 “셰익스피어 고전 연극을 양복을 입고하듯, 우리 고전을 현대적인 거울로 투영하듯 보이게 하고 싶었다”고 연출의 지향점을 설명했다. ‘황금감옥’ 이란 무대 콘셉트를 잡은 데 대해 그는 “신라는 예전부터 눈부시고 신기한 황금의 나라라고 했는데, 그에 착안해 배금주의와 돈 중심 시대를 비유한다”며 “로마의 멸망, 성서 속 ‘소돔과 고모라’처럼 물질적으로 풍요롭지만 정신적으로 빈곤한 상태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처용은 신화의 구원자의 모습과 가깝다. 설화 속에서 역신은 처용의 너그러움에 탄복해 무릎을 꿇는다. 신라인들은 사악한 기운을 쫓기 위해 처용 그림을 부적으로 썼다. 오페라 ‘처용’은 인간성과 도덕이 무너져가는 혼돈의 시대에 죽음, 구원, 인간의 본성이란 무엇인지 등 철학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

국립오페라단이 다음달 8일과 9일 이틀 동안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선보이는 창작오페라 ‘처용’은 이런 영감에서 출발했다. 국립오페라단은 1987년 위촉ㆍ초연한 이영조 작곡의 ‘처용’을 26년 만에 재공연하면서, 시대 변화를 수용해 현대적 감각으로 재탄생시켰다.
국립오페라단이 다음달 8일과 9일 이틀 동안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선보이는 창작오페라 ‘처용’은 이런 영감에서 출발했다. 국립오페라단은 1987년 위촉ㆍ초연한 이영조 작곡의 ‘처용’을 26년 만에 재공연하면서, 시대 변화를 수용해 현대적 감각으로 재탄생시켰다.

구원자 처용 역은 테너 신동원이, 나약한 인간의 대변하는 가실 역은 소프라노 임세경, 인간적 욕망과 본능을 상징하는 역신 역은 바리톤 우주호가 맡았다. 김의경 대본, 고연옥 가사다.

오페라 ‘처용’에 앞서 고전을 현대에 맞게 재해석하고 재구성한 또 한 편의 창작 공연이 막을 올렸다. 22일 개막해 오는 26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하는 창극 ‘메디아’다. 국립창극단은 우리 창극의 형식에 그리스 신화를 접목하고, 현대적 관점으로 재해석해 새로운 작품으로 재창조했다. 신화 속 메디아는 본래 고국의 보물을 훔치러온 남자에게 반해 친형제를 죽이고, 시숙부를 살해 교사하며, 급기야 친자식까지 찔러 죽이는 팜므파탈의 대명사다. 창극 ‘메디아’는 그동안 악녀로만 표현된 메디아가 왜 그런 악행을 저질러야 했는지 의문에서 출발했다. 남편을 위해 악행을 뒤집어쓰지만, 결국 버림받아 극단적인 선택에 내몰려야 했다는 게 메디아를 위한 변명이다. 시대와 장르를 초월한 한(恨)의 정서가 ‘메디아’에 담겨있다. 모성애를 버리면서까지 자기 정체성을 찾으려했다는 접근은 현대적인 해석이다.

국악인 황호준이 작곡을 맡았으며 전체 창으로 대사와 상황을 이어가는 ‘송스루’다. 극작가-연출가 부부로 잘 알려진 한아름 작가, 서재형 연출이 처음으로 도전하는 창극이다.

주역은 박애리와 신예 정은혜가 더블로 맡았다. 둘은 광적인 연기와 가슴을 후벼파는 절창을 보여준다. 여신동(무대), 김장연(영상), 김지연(의상), 강민숙(소품) 등 대부분의 스태프가 70년대생으로, 감각적인 비주얼 디자인을 보여준다.

한지숙 기자/


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