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하남현 기자] #조세심판원에 조세 심판을 청구한 자영업자 A씨는 고심 끝에 세종시를 찾아갔다. 가까운 서울 창성동 조세심판원 별관에서 영상 진술이 가능하다고는 하지만 심판관 얼굴을 마주하고 얘기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2시간 여 운전끝에 종합민원실에 도착해 15분쯤 걸려 방문증을 받은후 간신히 심판원장에 들어설 수 있었다. A씨는 “심판원에 왔다가니 꼬박 하루를 다쓸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일반 국민들의 억울한 세금 문제를 해결해주고, 과세관청의 잘못된 세무행정을 바로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조세심판원의 세종시 청사 이전에 따른 민원인의 불편이 가시화되고 있다. 수도권 거주자의 편의를 위해 기존 서울청사에 마련했던 영상진술 이용건수는 ‘0’에 가까운 실정이다.
2일 조세심판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세종시로 이전한 이후 의견진술을 위해 세종시 청사를 방문하는 민원인의 수는 기존 서울 소재 당시와 거의 변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민원인의 불편을 위해 마련한 영상진술 이용건 수는 한달에 한두 건에 불과해 사실상 무용지물이다.
납세자 의견진술을 듣는 조세심판관회의가 100여 건 가까이 열리는 가운데 수도권에 거주하는 민원인 및 세무사와 같은 민원대리인들은 왕복 4시간 가량에 달하는 거리를 영상진술을 위해 길에서 허비하는 셈이다.
조세심판원 관계자는 “민원인들이 직접 심판관과 대면해 얘기하기를 원해 영상 진술을 하는 대신 시간이 걸리더라도 세종시까지 내려오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불편은 조세심판원 안팎에서 이미 예견돼왔다. 조세심판을 청구하는 민원인들의 약 75% 가량이 수도권 거주 민원인이기 때문이다. 최근 3년 동안 심판원에서 처리한 심판청구 건수는 지난 2010년 5224건, 2011년 6313건, 2012년 6424건 등으로 급증하는 추세다.
조세심판원 관계자는 “영상진술을 이용해도 민원인에 불이익은 전혀없다”며 “홍보를 통해 영상진술 이용자를 늘려 민원인의 불편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