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핵개발 문제 대화할 것”·中 “희망 던져줬다”…국제사회 변화 움직임 부푼 기대감

[베이징=박영서 특파원] “원심 분리기도 중요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국민생활을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란 대선을 앞둔 지난 7일 열린 대선후보 방송토론회에서 성직자 출신의 하산 로하니(64·사진) 후보는 핵 개발과 경제운용의 양립을 강조하면서 이렇게 호소했다. 이 토론회를 계기로 강경보수파의 그늘에 가려있었던 로하니 후보는 급속히 인기를 높여갔고 예상을 뒤엎고 제 11대 이란 대통령에 당선됐다.

로하니는 당선이 확정되자 “대화와 민주주의를 주창하는 국가들이 이란의 권리를 존중한다면 이란도 이에 응답할 것”이라고 말해 국제사회의 환영을 받았다.

로하니의 대선 승리에 미국과 유럽, 중국은 “미래에 희망을 던져줬다”면서 기대감을 표시했다. 미 백악관 대변인 제이 카니는 “이란의 새 정부와 최대 현안인 핵개발 문제를 놓고 기꺼이 직접 대화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란 개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중국과 이란 관계는 앞으로 더욱 발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랑스의 로랑 파비우스 외무장관은 성명에서 핵 문제와 함께 시리아 내전을 언급하면서 “이란에 대한 국제사회의 기대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로하니는 시아파 성직자들이 주도하는 현 체제의 공로자인 동시에 현실적인 대외관계 실무자란 두 가지 특성을 가지고 있다.

1979년 혁명이 성공한 후 그는 최고국방위원회 위원, 대통령 국가안보자문, 핵협상 수석대표 등 주로 외교ㆍ안보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 특히 지난 2005년 “양보할 것은 양보하면서 제재를 피해 핵개발을 지속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다 핵협상 수석대표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강경일변도인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에 저항한 중도파 인사로서 입지를 굳혔다.

이런 두 가지 특성으로 그는 이번 선거에서 보수층과 개혁지지층 모두를 끌어당길 수 있었다. 그러나 그의 앞길은 첩첩산중이다. 가장 큰 과제는 핵 개발로 인한 국제적 고립을 탈피하면서 경제를 살려 국민생활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그런데 한쪽을 들어주면 다른 한쪽으로부터는 ‘배신자’ 소리를 듣게 된다. 출범도 하기 전에 이미 어려운 입장에 처해 있다.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관건이다. 그가 핵협상 ‘타협’을 지시하지 않는 한 로하니의 ‘자유도’는 높지 않다. 때문에 로하니에 대한 국제사회의 기대감은 높지만 성과는 보장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